인천 옹진군의 단 1명뿐인 인천시의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단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공직선거법상 전북 장수군 도의원 선거구에 위헌 심판을 내린 여파다. 이 선거구가 헌재가 2018년 변경한 시·도의원 선거구의 헌법상 인구편차 허용한계인 상하 50%를 어겼다는 것이다. 즉 이 선거구가 전북도의원 선거구 평균 인구수의 50%에 못 미치니 위헌이라는 얘기다.

헌재는 2월 19일까지 심판 결과에 맞게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 했고, 중앙선관위가 국회 정개특위에 개정을 조르고 있다. 헌재의 심판대로 개정되면 인구 1만9천644명인 옹진군은 인천시의원 선거구 하한 기준인 4만2천여명에 턱없이 모자라 시의원 선거구를 상실한다. 옹진군의 헌법적 의미를 생각하면 심사숙고할 일이다.

옹진군은 해방 후 그어진 38선 이남으로 귀속된 옹진반도 일대를 관할한 경기도 행정구역으로 대한민국 영토가 됐다. 하지만 6·25 전쟁으로 옹진반도 전체가 휴전선 북쪽으로 넘어가면서 2개 면의 백령도, 대·소청도, 대·소연평도 5개 섬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다 몇 차례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옹진군엔 대한민국의 운명을 갈랐던 2개의 분단선에 서린 역사적 함의가 교차하고 그 중심에 서해5도가 있다. 휴전선으로 실향한 주민들이 대를 이어 망향의 염을 품고 살아간다. 육지와 격리된 영해 최북단의 삶은 백령도에 약국 하나 생겨도 뉴스가 될 정도로 스산하다. 뭍에서 월드컵 축구에 열광할 때 연평도에서 남북이 해전을 벌였다. 영흥도, 덕적도, 장봉도 등 육지 생활권에 접속된 인구가 훨씬 많지만 옹진군의 지역 정체성은 해상 접경의 최일선인 서해5도에서 비롯된다.

서해5도를 품은 옹진군은 헌법이 전문에서 명시한 국가의 평화통일 사명을 상징하는 행정구역이다. 동해에선 독도리를 품은 울릉군이 헌법의 영토선언을 지탱하고 있다. 공교롭게 동·서 영해의 최첨단에 있는 섬 자치단체들이 선거 때마다 광역의원 선거구 시비에 휘말리고, 헌재는 그때마다 투표가치의 등가성을 앞세워 위헌의 대못을 박는다. 평화통일과 영토주권이라는 최우선 헌법적 가치를 적은 인구로 묵묵히 지탱하는 옹진군과 울릉군이다. 육지 사람들의 표의 등가성을 앞세워 옹진군과 울릉군을 육지와 격리하는 일이 헌법 정신에 맞는지 의문이다. 옹진군, 울릉군의 헌법적 가치를 감안한 특별조항을 공직선거법에 담으면 어떤가.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