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찰국가 포기 이익 중심으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갈등 불가피
경우에 따라 국제법·동맹도 무시
씁쓸하나 단단한 대응전략 요구
최근의 국내외 정치·경제 변화의 양상은 미국의 주도로 근본적이며 구조적인 변화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국가임을 포기하고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 중심의 정치와 경제의 흐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김구선생은 “어떤 중요한 일을 처리할 때에는 먼저 그 일이 바른길이냐 어긋난 길이냐를 따져서 결정하라”고 했다.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 박사도 “옳은 일을 옳게 하라”고 했다. 하고자 하는 일이 옳은 일인가를 먼저 판단하라는 말이다.
요즈음 정치 경제 전반에 걸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침없는 전횡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의 질주와 같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라는 강자의 입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주권국가인 베네수엘라를 군사작전으로 침공하여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강제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고, 불법 이민자 단속 집행과정에서 저항하는 자국의 시민권자들이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죽어가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다.
관세 폭탄과 함께 NATO 탈퇴를 언급하며 그린란드를 무력을 써서라도 빼앗겠다는 엄포로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달린 종전협상을 장난하듯 하며, 무역 관세 폭탄을 조자룡 헌 칼 쓰듯 마구 휘두른다. 이에 대한 반발로 화나고 불안한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의 협상으로 미국에 대한 견제는 물론 이참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나가려 한다. 지구상의 경제 구도가 새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 구도는 디지털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지속가능 경제모델의 필요성 증대 등으로 급변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같은 정치적 요인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물론 국가 간 경제협력 등 경쟁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변화되어가는 세계 경제구조 속에서 2026년 1월 제56회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분절화 아래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공식주제로 ▲갈등적 세계에서의 협력 ▲새로운 성장동력 ▲사람에 대한 투자 ▲책임있는 혁신 ▲지구 한계 내 번영 등의 주요 의제로 폭넓은 토론을 벌였다. 특히 장기화, 심화되어 가고 있는 지역 갈등과 경제·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 등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가 급격한 요즈음 ‘대화의 정신’은 각 분야의 리더들이 모여 넓은 시야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관점을 되돌아보는 태도로 이 시점에 꼭 필요한 화두이다. 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2월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유럽 국가들에 대한 징벌적 관세부과 방침을 철회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갈등은 일부 누그러진 듯하지만 지켜볼 일이다. 역시나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지금도 독일어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유럽 국가들의 빈축을 샀다.
이러한 트럼프의 태도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라는 강고한 입장으로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은 갈등이 예상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기업들은 나름의 경영전략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튼튼히 할 때이다.
지난달 26일에는 대미투자 국회 비준을 빌미로 느닷없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파기하고 원점으로 돌리는 듯한 관세인상 폭탄 발언으로 우리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평화와 안정을 중요시 하는 입장과 대치되는 개념으로 경우에 따라 국제법이나 동맹 관계도 무시되기도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며, 중국의 대만 침공의 빌미가 될 수도 있어 동아시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강자가 약자를 희생시켜 번영한다는 ‘약육강식’이 지금 시대에 다시 위력을 발휘하는 세태가 씁쓸하고 안타깝다. 우리 기업도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과 정책방향 그리고 AI기술의 진보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단단한 대응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세광 콘테스타경영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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