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 보호’ 설계만 하고 손놓은 사이 수주 격차 심화

대전·부산 등 적극 개입한 지자체

하도급 수주실적도 안정적 흐름세

민간 공사 관리 뒷짐진 道와 대조

경기도가 홍보와 권고에 머물며 건설 하도급 구조에 직접 손을 대지 못하는 사이 타 지자체들은 유인책과 진입 장벽을 앞세워 지역 건설업체를 보호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건설 현장. 2026.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가 홍보와 권고에 머물며 건설 하도급 구조에 직접 손을 대지 못하는 사이 타 지자체들은 유인책과 진입 장벽을 앞세워 지역 건설업체를 보호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건설 현장. 2026.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가 홍보와 권고에 머물며 건설 하도급 구조에 직접 손을 대지 못하는 사이 타 지자체들은 유인책과 진입 장벽을 앞세워 지역 건설업체를 보호하고 있다. 행정 개입 방식의 차이가 지역 수주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전문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은 지역 건설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기업 간담회를 잇달아 열었다. 지난해 10월 울산시는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 19곳과 지역 전문건설업체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해 울산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 확대와 협력사 등록을 추진했다. 이어 11월 부산시는 삼성물산·대우건설·쌍용건설 등 주요 건설대기업 경영진과 임원을 초청해 컨퍼런스를 열고 지역 업체 하도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대전 유성구 역시 GS건설·이랜드건설 등과 하도급 공사 금액의 70% 이상을 대전 지역 업체에 발주하겠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인천시는 주요 건설사 20곳을 대상으로 인천 소재 300여 개 업체를 협력사로 등록하는 면담을 진행했다.

이같이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적 개입이 이어진 지역에서는 지역 업체의 수주 실적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024년 기준 울산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하도급 총 기성액 2조5천254억원 가운데 울산 업체가 수주한 금액은 6천695억원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울산 역시 인접한 부산과 서울 소재 대형 전문업체와의 경쟁 부담은 존재하지만 지역 내 1위 비중은 유지하며 점진적인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부산도 지역 업체 비율이 39%(4조8천141억원 중 1조9천45억원)로 수주액 1위에 집계됐고, 대전은 48%(2조3천547억원 중 1조1천377억원)로 2위인 서울 20%(4천765억원)와 압도적인 격차를 벌렸다.

반면 경기도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조심스럽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도가 공개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보면 도내 건설 현장에서 지역업체 참여 확대는 매년 주요 과제로 제시됐지만 실제 이행 수단은 권고·협조요청·홍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추진위원회도 매해 열리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저조한 상태다.

도는 공공 건설과 달리 민간 건설은 자유 경쟁 입찰 구조인 만큼 행정 개입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에 따라 도는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 60% 이상을 권고하고 있고 실제 도와 산하기관, 경기주택공사(GH) 등이 발주하는 공공 공사의 경우 도내 업체 비율은 매년 60~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체 건설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공사에서는 동일한 방식의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도 내부에서도 정책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는 올해 처음으로 서울 소재 대형건설사와 도내 전문건설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상생 협력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대형 건설사 20여 곳의 참여를 조율하고 있으며 전문건설협회와 협력해 지역 업체를 선별할 예정”이라며 “관련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원·윤혜경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