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입장문… 시민 피로감 커져

지난해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옹벽이 붕괴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당시 경찰이 오산시청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모습. /경인일보DB
지난해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옹벽이 붕괴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당시 경찰이 오산시청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모습. /경인일보DB

경찰이 지난해 발생한 오산 서부우회도로 옹벽 붕괴사고와 관련, 이권재 오산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에 대해 이권재 시장이 “지방선거용 정치수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권재 시장은 5일 입장문을 통해 “경찰이 또다시 오산시청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명백한 정치수사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에 영향을 끼칠수 있어 수사, 재판 등을 선거 이후로 연기하는데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라는 이유로 집중 포격을 가하는 것은 사정권력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소관부서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을 한 바 있고 나를 포함한 공직자 모두가 성실하게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요구한 자료도 충실하게 제출했다”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사고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데 적극 협조할 것이며 조금도 책임을 모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중대시민재해) 혐의로 입건된 이권재 시장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오산시청 내 시장실과 비서실, 안전정책과, 기획예산과에 수사관 26명을 보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이 시장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사고 이후 처음이다. 앞서 경찰은 사고 발생 엿새만인 지난해 7월 22일, 오산시와 시공사인 현대건설, 감리업체인 국토안전관리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지만 당시엔 시장실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간 경찰 수사 등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이권재 시장이 이례적으로 입장을 낸 것은 사고가 발생한 지 8개월여가 지나도록 경찰 수사는 물론,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않으면서 오산 내 공직사회는 물론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배경이 있다.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미 두차례 조사결과 발표를 미뤄 이달 말에야 나올 예정이다. 경찰 수사 역시 오산시 공무원 등 관련자 조사만 수십차례 넘게 진행했고 압수수색도 2차례나 집행됐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사고지역인 서부우회로 고가도로는 사고조사를 이유로 제대로 된 보수공사를 할 수 없고 여전히 통행이 제한된 상태다. 수원과 평택을 잇는 도로라 평소에도 통행량이 많은 편인데, 현재 인근 지역의 교통정체는 매우 심각하다. 이로 인해 시에 항의성 민원도 폭주하고 있어 별도의 예산을 들여 우회도로를 개통했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권재 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안전에 여야가 따로 없다”며 “정쟁을 줄이고 사고 재발방지와 원상복구를 위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오산/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