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경기도서관에 고령층·저시력자 위한 코너 마련

차별없는 독서 즐거움… 국내 출판사도 보급 나서

작년 매출 전년 대비 25% 증가, 5060 남성에 인기

수원 경기도서관에는 큰글자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큰글자책은 글자의 크기를 키우고 행간과 자간을 넓힌 책이다. 2026.2.4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수원 경기도서관에는 큰글자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큰글자책은 글자의 크기를 키우고 행간과 자간을 넓힌 책이다. 2026.2.4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지난 4일 오후 수원 경기도서관. 1층 로비를 지나 마주한 공간에는 2천여권의 책이 빼곡히 꽂힌 책장이 놓여있었다. 이곳에는 유난히 더 크고 선명한 글자로 쓰인 책들이 자리했다. 차별 없이 누구나 독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든 ‘큰글자책’ 공간이다.

큰글자책은 고령층과 저시력자를 위해 글자 크기를 키우고 행간과 자간 등을 넓힌 책이다. 1990년대 영미권에서 처음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고,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 주도로 보급이 본격화됐다. 고령화 영향으로 인해 큰글자책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내 출판사들도 고령층을 겨냥한 큰글자책 보급에 나서고 있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지난 2015년부터 큰글자책을 펴내고 있다. 현재까지 출간 종수는 7천496종에 달한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7천여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500여종이 늘어난 셈이다. 다산북스는 지난 2019년 시니어 플랫폼 브랜드 ‘리더스원’을 만들어 큰글자책을 비롯해 고령층의 독서를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 경기도서관에는 큰글자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큰글자책은 글자의 크기를 키우고 행간과 자간을 넓힌 책이다. 고령층과 저시력자 등 독서 소외 계층을 위해 보급하기 시작했던 큰글자책이 최근 고령화라는 시대적인 흐름과 맞물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026.2.4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수원 경기도서관에는 큰글자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큰글자책은 글자의 크기를 키우고 행간과 자간을 넓힌 책이다. 고령층과 저시력자 등 독서 소외 계층을 위해 보급하기 시작했던 큰글자책이 최근 고령화라는 시대적인 흐름과 맞물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026.2.4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커뮤니케이션북스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에서 고령층이나 저시력자 등 독서 소외계층을 위해 큰글자책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큰글자책 매출도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글자책을 찾는 이들은 5060 남성이 많은 편이다”며 “은퇴 후 여가 활동으로 독서를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고도 했다.

큰글자책이 보다 편안하게 활자를 접할 수 있는 매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교보문고는 이런 경향을 반영해 최근 큰글자책 브랜드 ‘이지페이지’를 론칭했다. 고령층뿐 아니라 활자로 독서하는 경험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브랜드라는 게 교보문고 측 설명이다.

교보문고는 최근 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큰글자책 브랜드 ‘이지페이지’를 론칭했다. 사진은 글자를 키우고 행간과 자간을 넓힌 이지페이지 책들. /교보문고 제공
교보문고는 최근 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큰글자책 브랜드 ‘이지페이지’를 론칭했다. 사진은 글자를 키우고 행간과 자간을 넓힌 이지페이지 책들. /교보문고 제공

교보문고 관계자는 “10대를 비롯해 독서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을 위해 출판사들과 협업해 큰글자책 브랜드를 기획했다”며 “기존 판형보다 크지만 일상에서 부담없이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려고 했다”고 했다. 이어 “페이지 수가 늘어나 일반책에 비해 가격이 2배 가량 비싸다는 점은 풀어가야할 숙제”라며 “독자들의 관심이 이어져서 인쇄 부수가 늘어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