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면서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제4매립장(약 389만㎡·축구장 545개 규모)은 거대한 유휴부지로 남게 됐다.
최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이 부지를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논의는 단순한 에너지 사업을 넘어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던져온 질문, ‘기본사회를 실현할 지속 가능한 재원은 어디에서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분명한 답이 될 수 있다.
방향에 찬성한다. 더 나아가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정책 과제라고 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수도권매립지는 오랫동안 특정 지역이 감내해 온 환경 부담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기본사회 실현을 동시에 뒷받침할 수 있는 공공 수익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태양광 설치 그 자체가 아니라,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누구에게 어떤 구조로 나눌 것인가에 있다.
수도권매립지 태양광 사업은 반드시 이익공유형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것은 추상적인 주장이나 이상론이 아니다. 이미 민간과 정책 현장에서는 공공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발전 수익을 시민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구체적 실행 설계가 제시되어 왔다. 이러한 설계는 공공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SMP·REC 또는 RE100 기업과의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결합한 구조다.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재정 안정성, 수익의 사회적 환원을 동시에 고려한 현실적 사업 구조라는 점에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사업 규모 역시 명확하다. 제4매립장 부지를 단계적으로 활용할 경우 최대 250㎿급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이 가능하며, 이는 연간 3억㎾h 이상의 전력 생산과 함께 약 14만t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 구조다. 내부수익률(IRR)은 11~12%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발전 수익의 일정 비율을 시민 배당, 즉 기본소득적 성격의 환원으로 설계하고 지역 공익기금 조성을 병행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동안 매립지 문제는 늘 보상과 갈등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익공유형 태양광은 그 논리를 넘어선다. 매립지를 단순한 보상 대상이 아니라 공동의 에너지 자산으로 전환하고 그 수익을 시민과 지역이 함께 나누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Environment), 경제(Economy), 사회(Society)를 동시에 충족하는 전형적인 기본사회형 정책 수단이다. 특히 EPC 선투자, 금융 기법 등을 활용해 초기 투자비 부담을 낮추는 방식은 지방정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업을 즉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실행력을 높인다. 이제 “재원이 없어서 못 한다”는 말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물론 과제는 남아 있다. 제4매립장은 공유수면이라는 법적 성격을 지니고 있고 기후에너지환경부·서울시·인천시·경기도 간 4자 협의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는 장애물이 아니라, 수도권 공동 거버넌스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기회다. 수도권 전체가 부담해 온 매립지 문제를 수도권 전체가 이익을 나누는 구조로 전환한다면 사회적 합의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수도권매립지 태양광 발전단지는 단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에서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으로 시민의 기본을 지탱하는 ‘기본사회 인프라’다. 더 이상 검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찬반을 되풀이하는 논쟁에 머물 시간도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실행의 결단이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국가 전략, 그리고 기본사회를 뒷받침할 지속 가능한 재원을 한 번에 결합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바로 지금 수도권매립지에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적·행정적 결단이다. 수도권매립지를 과거의 부담으로 남길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공동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가. 당연히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선택은 지금이어야 한다.
/문병인 (사)기본사회인천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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