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충전이 필요합니다
학부모들, 경기도교육청 앞 집회 열고 ‘재배정 실시’ 주장
‘1등급 10%’ 인원 적을 수록 불리… 대입 성적 관리 우려
교육 관계자 “先지원 정책, 시대 변화 따라 조정했어야”
도교육청 “학령 인구 줄고, 희망 학생 많지 않았다” 설명
전학생 우선 배정·소인수 과목 지원 등 특별 긴급조치도
광명시의 한 고등학교 신입생 미달 사태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며 경기도 교육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올해 진성고의 신입생 배정 인원이 기존 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비롯됐다. 진성고의 올해 신입생 정원은 225명이었는데 실제 배정 인원이 정원의 40%인 90명밖에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진성고에 배정받은 학부모들은 재배정을 실시해야 한다며 지난 3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태희 교육감과 면담했다.
학부모들은 90명이라는 신입생 수가 지역의 다른 학교에 비해 확연하게 적어 같은 조건에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학생 수가 적어 지난해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선택 수업도 많이 개설되지 않을 것이며 성적을 받는 것도 어려워져 대학 입시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성고 배정관련 학부모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진성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왜 한 반에 15명밖에 안되는 수로 친구도 없이 3년을 공부해야 하냐”며 “다른 학교 학생 수가 300명이라고 하면 10%인 30명이 1등급을 받는데 90명이면 1등급이 9명밖에 안 돼 아이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발하는 학부모들은 진성고가 지난해에도 미달 사태가 발생했는데 도교육청이 이를 막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진성고의 신입생 정원은 250명이었는데 배정된 인원은 152명뿐이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도교육감 선거 출마자들까지 가세하며 도교육청을 질타했다. 박효진 예비후보는 “교육 행정의 실수가 학생의 학교생활 불가능이라는 결과로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성기선 예비후보는 “이미 2023년부터 학령인구 감소와 선호도 변화 등 데이터가 뚜렷한 신호를 보내고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기계적인 배정을 강행한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닌 명백한 정책적 방임”이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예비후보는 학습권 침해의 책임이 전적으로 도교육청에 있다고 지적했고 유은혜 경기교육이음포럼 공동대표도 임태희 교육감에게 이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광명은 평준화 학군으로 지역 내 전체 고등학교 선발 인원인 학군 전체 인원을 선발해 학생들이 1순위부터 9순위까지 가고 싶은 학교를 써 전산 추첨을 통해 학교가 배정된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유를 학령 인구 감소로 지역 내 전체 고등학교 선발 인원보다 신입생 인원이 적었고, 진성고를 높은 순위로 희망한 학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도교육청은 수차례의 간부 회의를 거쳐 지난 3일 학기 시작 전인 3월 이전에 전학하는 학생들을 결원이 많은 진성고에 우선 배정하도록 하는 특별 긴급조치를 했다. 또 고교학점제 과목 개설에 대해서는 소인수 과목 개설을 최대한 지원하고 온라인을 통해 보다 다양한 과목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1학기 시작 전 진성고로 배정된 학생들이 인접한 서울 등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면 학생들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게 돼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더 큰 문제는 제2, 제3의 진성고 사태가 도내 평준화 지역에서 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학령 인구가 줄어들어 입학생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 선호도로 인해 지원자가 적은 학교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 학령인구는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특히 도농 복합지역 뿐 아니라 광명과 같은 서울 인접 도시에서도 감소가 나타난다. 경기도가 지난 2024년 12월 발표한 ‘경기도 시군별 장래인구추계 보고서(2022~2042년)’에 따르면 도의 학령인구(6~21세)는 2022년 208만명에서 2042년 128만4천명으로 38.3% 감소할 전망이다.
광명시의 학령인구는 2022년 4만3천933명에서 2030년 3만3천539명, 2035년 2만4천913명, 2042년 1만9천479명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과 가까운 안양시의 학령인구도 2022년 7만6천656명에서 2030년 6만790명, 2035년 4만9천568명, 2042년 4만2천253명으로 지속해 감소할 전망이다.
도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선지원으로만 100% 배정을 하겠다는 정책을 시대 변화에 따라 조정했어야 하는데 그 시기가 늦었고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 학교별 선호도 등의 요인이 충돌한 것이 이번 진성고 사태가 벌어진 근본 원인”이라며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 비율을 선지원 받고 나머지는 집 근처에 있는 학생들을 우선 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진성고 교육력과 교육환경을 대폭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와 면밀히 협조하면서 빠르게 지원할 예정”이라며 “자칫 명문학교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학교로 인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차분히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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