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내항 8부두 재생사업인 ‘상상플랫폼’의 민간 사업자 공모가 결국 무산됐다. 관리 주체였던 LG헬로비전이 방문객 유치 실패로 지난해 7월 돌연 철수한 이후, 인천관광공사는 새 운영사를 찾아왔으나 단 한 곳의 응모자도 없었다. 공사는 즉각 재공모에 나섰지만, 획기적인 인센티브나 계약 방식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인천관광공사는 이번 재공모 당시 사업자의 운영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간을 통째로 임대하는 대신 공간을 세 곳으로 나누고 최저 수용금액도 폐지했지만 응모한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상상플랫폼’의 파행 운영은 인센티브나 공모 방법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시설 운영의 기본 방향과 관련된 복합적인 위기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행의 근본 원인은 공공적 도시재생 사업의 방향 착오와 혼선에 있다. 상상플랫폼은 당초 국토교통부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으로 시작됐다. 핵심 기능은 단순한 임대 건물이 아니라, 원도심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마중물’이었다. ICT 인프라로 청년 창업가를 모으고, 문화예술 교육으로 시민을 유입시켜 그 파급 효과를 개항장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 본래의 설계였다.
그러나 운영권이 인천관광공사로 넘어가며 애초의 혁신 가치는 사라지고 공간 임대 사업으로 변질됐다. 창작자와 혁신가가 모이지 않으니 유동 인구의 질이 낮아졌고, 이는 다시 민간의 입점 기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푸드코트 입점이나 ‘야시장’ 같은 단기 이벤트는 주변 상인들의 거센 반발만 샀다. 도시 재생의 목표와 어긋난 사업이었다.
원도심의 ‘핫플레이스’를 꿈꾸며 막대한 혈세를 투입했지만, 지금은 시민들에게 외면받는 장소가 되고 말았다. 잦은 공사 중단과 법적 분쟁, 그리고 잇따른 공모 불발은 장소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텅 빈 창고’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면서 가끔 방문하는 시민들조차 썰렁한 분위기에 실망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상상플랫폼’의 미래는 본래 내세웠던 목표, 혁신적 창조 거점 기능을 하는 플랫폼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야만 원도심 재생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자면 지금처럼 ‘고립된 창고’가 아니라 개항장의 기존 문화 자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면서 근대 문물의 관문항이라는 장소 가치도 함께 살려내면서 ‘가치생산’의 플랫폼을 조성하는 근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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