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크게 체감한 순간은 지난해 10월26일 인천 유나이티드가 2부 리그 우승, 곧 1부 리그 승격을 조기 확정한 날이었다. 당시 관람석에 남아 여운을 즐기던 팬들로부터 저마다 인천에 대한 의미를 들을 수 있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인천을 응원했다는 팬이나 다른 도시로 이주한 이후에도 인천 경기를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직관’하고 있다는 팬이 많았다. 자신의 인생을 구단의 역사와 떼어 놓고 말할 수 없다는 이들도 있었다.
한목소리로 1부 리그 복귀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강등 직후에도 예산을 삭감하지 않은 구단주 인천시가 새 시즌에는 더 많은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한 시민구단의 장점을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3개월여 뒤 스페인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난 인천은 선수 영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지훈련지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 2명이 훈련 도중에 합류하기도 했다. 조기 우승, 윤정환 감독 재계약 등 1부 리그의 타 구단보다 먼저 시즌 준비에 착수할 수 있는 조건이었으나, 선수단 구성은 매듭짓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윤 감독은 안타까운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동계 훈련 단계부터 선수단을 완전히 구성해 손발을 맞추고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새 시즌 준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예산 승인 후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시민구단의 ‘스카우팅 시스템’을 지적했다. 1부 리그 복귀라는 중요한 시점을 앞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윤 감독은 지난해 재계약 때도 구단이 제시하는 비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구단이 장기적 목표를 갖고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의 자긍심은 구단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맞물려 있다. 윤 감독이 강조했던 비전 역시 이 지점을 향한다. 1부 리그로 돌아온 인천은 이제 성적뿐만 아니라 ‘시민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운영 방식과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다.
/백효은 인천본사 문체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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