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시장·교육감·구청장에 도전하는 인사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출마선언은 선거에 도전하는 이들의 ‘출정식’ 의미를 가진다. 선거는 경쟁자보다 더 많은 표를 얻어야 이길 수 있다.
출마선언을 하는 장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출마선언문’을 통해 자신이 출마하는 이유, 앞으로의 계획, 자신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 등을 유권자에게 알린다. 출마선언을 진행하는 장소를 통해서도 자신의 가치관과 지향점 등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잇따라 진행된 출마선언 장소를 보면 지역 특색, 현안, 출마예정자의 삶 등을 엿볼 수 있다.
제물포구청장에 도전하는 이종호 중구의회 의장은 지난 5일 동인천역북광장에서 출마선언을 진행했다.
제물포구는 오는 7월 새롭게 탄생하는 자치구다. 동구와 중구 내륙이 합쳐져 제물포구가 된다. 이 때문에 제물포구청장에 출마하는 이들은 동구 또는 중구를 기반으로 활동해왔다.
동인천역북광장은 중구와 동구가 접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출마선언 장소가 된 배경으로 보인다. 동인천역을 중심으로 남측은 중구 동인천동, 북광장이 있는 북측은 동구 송현동이다. 중구와 동구 주민들이 모두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광장’이라는 점도 출마선언을 하기에는 좋은 조건이다.
이종호 의장은 출마선언에서 “제물포구는 2026년 7월 1일 출범이 확정됐다”며 “저는 이 역사적인 전환기에, 제물포구가 ‘이름만 바뀐 행정구역’이 아니라 삶이 달라지는 도시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제물포구가 성공적으로 출범하고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도전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며 “저의 도전이, 제물포의 내일을 바꾸는 출발이 되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준엄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영종구도 제물포구와 마찬가지로 신설자치구다. 중구 영종도 지역이 영종구로 탄생한다. 영종구청장에 도전하는 박광운 영종전환포럼 대표는 영종구 임시청사 앞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자치구인 만큼 구를 상징하는 청사 앞을 출마선언 장소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출마선언에서 “이번 선거는 ‘영종의 대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선거”라며 “영종구민이 제대로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장 선거에 나서는 김교흥 국회의원(민·서구갑)은 지난 22일 미추홀구 옛 시민회관 쉼터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이 곳은 1986년에 인천5·3민주항쟁이 발생한 곳이다. 인천5·3민주항쟁은 5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군부독재타도 등을 외친 민주화운동이다. 1980년 광주에서 있었던 5·18민주화운동 이후 최대 규모 시위였다. 1987년 발생한 6·10민주항쟁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김 의원은 인천대총학생회장 때 인천 5·3민주항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알릴 수 있는 옛 시민회관 터를 출정식 장소로 선택한 것이다.
인천시교육감에 도전하는 이현준 넥스트인천교육 상임대표는 인천학산초등학교에서 출마선언을 진행했다. 지난 2024년 숨진 특수교사가 몸담았던 학교다. 숨진 특수교사를 추모하면서, 인천시교육청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출마하는 기관의 청사나 기자실 등은 많은 출마예정자들이 출마선언 장소로 활용한다. 접근성이 좋고, 해당 기관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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