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요약 시스템’ 개발 A사

“무료체험인데 공모전 수상” 주장

감사원 무단 사용 여부 조사 돌입

국내 한 중소기업의 영상 AI(인공지능) 기술을 인천 남동구가 3개월여 동안 무상 사용 후 뒤늦게 구매 의사를 철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남동구가 참가한 정부 주최 공모전에서 해당 기술을 실적으로 홍보한 정황이 확인됐다. 당시 남동구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8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동구는 지난해 9월 국내 중소기업 A사의 ‘AI 영상분석 적용 비디오 요약 검색 시스템’을 시범 설치했다.

A사가 개발한 이 기술은 최대 10시간 분량 CC(폐쇄회로)TV 영상을 20분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찍힌 움직이는 사람이나 차량 등 객체를 짧은 시간으로 압축한 영상에 동시 표기하고, 원하는 장면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A사는 지난해 이 기술을 남동구에 홍보하면서 2주 동안 무료 체험을 제안했다. 이를 수락한 남동구는 무료 체험 기간이 지난 후에도 제품을 더 써보겠다고 A사에 요청했고, 올해 초까지 해당 제품을 사용했다. 하지만 남동구는 결국 제품을 사지 않았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였다.

A사 관계자는 “무료 체험 기간 이후 남동구가 구매 의사를 나타내 제품 추가 사용을 허락했다”며 “남동구를 믿고 기다렸는데 뒤늦게 제품을 철수하라고 한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남동구가 갑질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찍힌 CCTV 영상을 AI 기술로 짧은 시간에 압축한 모습. 10시간 분량 영상이 20분으로 요약되는 기술로 A사는 지난 2023년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을 받았다. /A사 제공
서로 다른 시간대에 찍힌 CCTV 영상을 AI 기술로 짧은 시간에 압축한 모습. 10시간 분량 영상이 20분으로 요약되는 기술로 A사는 지난 2023년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을 받았다. /A사 제공

남동구가 구매도 하지 않은 A사의 AI 기술을 구정 운영 성과로 내세워 수상 실적을 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남동구는 지난해 12월 19일 행정안전부 주관 ‘제15회 어린이 안전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남동구의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기반 안심 구역 구축 사업 등 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남동구는 공모전 2차 심사에 사용한 발표자료에서 ‘신속한 범죄 대응이 가능한 AI 기반 영상요약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홍보했다. AI 활용 영상 요약은 A사가 남동구에 무료 체험을 제공했던 기술이라는 게 A사 관계자의 주장이다. A사가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조달청에서 혁신제품으로 지정받았다.

남동구는 A사에 제품 구매를 약속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제품을 시범 설치할 때 예산이 없어 구매를 장담하지 못한다고 A사에 미리 이야기했다”며 “업무가 바빠 2주(무료 체험 기간) 동안 제대로 제품 테스트를 못했고, 추가 사용을 요청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동구가 CCTV 영상을 1년에 3천회 정도 열람하는데, A사 제품 사용 건수는 19회뿐”이라고 했다.

국무총리상 수상에 A사 기술을 실적으로 홍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A사 제품과 관계없이 지난해 남동구가 새로 구축한 타사의 AI 선별관제 시스템에도 영상을 요약하는 기술이 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남동구의 A사 기술 무단 사용 여부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경욱·정선아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