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지난 5일 만료됐다. 2010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핵탄두 운반수단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전략폭격기는 700기, 핵탄두는 1천550기로 감축하기로 합의한 조약이다.

‘뉴스타트’의 기원은 1991년 7월, 미국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 당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서명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스타트)이다. 소련 붕괴 후 ‘스타트’를 승계한 러시아는 독립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의 핵무기 회수로 핵군축을 개시했다. 졸지에 핵무장국 지위를 잃은 우크라이나에게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회수한 것도 모자라 지금은 전쟁으로 영토의 5분의 1을 점령했다.

미국의 핵군축 첫 행보는 주한미군 핵무기 철수였고, 노태우 정부는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발표했다. 반면에 소련 붕괴에 충격을 받은 북한은 체제의 운명을 걸고 핵무장에 박차를 가했다. 2006년 1차 핵실험에 성공하더니, 20년 국제 제재를 뚫고 핵탄두 보유량 50기(미국 과학자 연맹 추정치)의 핵무장국이 됐다. 2023년, 2025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수중 핵드론 ‘해일’, 극초음속 미사일 ‘천마 20’, 초대형 ICBM ‘화성 20’ 등 육·해·공 장·단거리 핵투발 수단으로 한·미·일을 한꺼번에 조준하고 있다.

미-러 ‘스타트’ 서명 당시 세계는 평화의 청신호로 여겼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는 영토가 줄었고, 대한민국은 핵무장국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유독 양국에 집중된 ‘스타트’의 나비효과가 잔혹하다. ‘뉴스타트’를 대체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핵군축 조약 구상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 등 핵군축 참여국을 늘리자고 한다. 미국의 신(新) 핵군축 구상에 북한이 거론되거나 포함되면 한반도 정세가 급변한다.

트럼프는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 했고, 러시아는 북한의 파병에 감사한다. 지난해 천안문 열병식에 김정은을 주빈으로 모신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입을 다물고 있다. 핵무장국 북한의 지위가 높아졌다. 트럼프의 신핵군축 구상으로 날개를 달 수 있다. 신경을 바짝 세워 주시해야 한다. 핵무장국과 정전 중인 비핵화국가의 노심초사는 그칠 수 없거니와 그쳐서도 안된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