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경보 안 울리고, 스프링클러도 없어”

2층에서 발화…2명 크게 다쳐 병원 이송

9일 오전 11시 17분께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의 한 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난 현장의 내부 모습. 2026.2.9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9일 오전 11시 17분께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의 한 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난 현장의 내부 모습. 2026.2.9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야간에 불났으면 아마 다 죽었을겁니다”

9일 정오께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의 한 고시원 앞에서 만난 김정남(가명·70대)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화재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시원 건물 3층에 거주하는 김씨는 밖에서 “불이야”라고 소리치는 목소리를 들었다.

방 내부에 있던 김씨는 문을 열었고, 고시원 복도는 연기가 자욱한 상태였다. 수건으로 입을 막고 뛰쳐나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김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화재 경보도 울리지 않았고, 스프링클러도 없어 밤에 화재가 났다면 전원 사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17분께 3층짜리 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나 2명이 크게 다쳤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건물 관계자인 60대 남성 B씨도 얼굴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9명이 옥상에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7명은 자력 대피했다. 대피자 중 일부가 연기를 흡입해 부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화재는 2층에서 불이 시작됐다. 해당 고시원 건물은 방 내부에 창문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만난 최초 신고자이자 목격자인 유모(60대)씨는 “방 안에 있는 환풍구로 검은 연기가 들어왔다. 건너편 방에서 매캐한 냄새 등이 나서 문을 열어 보니 검은 연기가 확 나오면서 불길이 나타났다”며 “고시원장과 거주자 등이 함께 화재가 난 방의 거주자를 끌어냈고, 곧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소방은 오전 11시 26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펌프차 등 장비 30여 대와 소방관 등 60여 명을 투입했다. 이후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12시 16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고건·마주영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