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는 김장철 생새우와 젓갈, 꽃게로 이름난 명물 어시장이다. 1937년 8월 일제가 소금 수탈을 위해 철도를 부설하면서 소래역을 세웠다. 1960년대 소래사람들은 무동력선으로 잡은 새우로 젓갈을 담가 수인선 열차에 실어 올렸다. 1970년대 ‘파시’에서는 시끌벅적한 흥정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현재는 전통어시장과 난전이 2011년 새로 지어진 종합어시장과 어우러져 있다.

오랜 명성을 쌓아온 소래포구에 바가지 논란은 깊은 상처가 됐다. 2023년 ‘다리 없는 꽃게 바꿔치기’에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먼 길 마다않고 찾아온 손님들의 배신감은 컸다. 자정을 결의한 상인들은 멍석을 깔고 석고대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이 채 풀어지기도 전에 상인의 ‘막말 논란’이 터졌다. 2024년 2월에는 한 유튜버의 ‘대게 2마리에 37만원’ 영상이 확산되며 ‘바가지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상인들은 7천500인분 ‘공짜 활어회’ 이벤트로 달래기에 나섰지만, 추락한 이미지를 되돌리기는 요원하다. 최근에도 한 유튜버가 “소래포구에서 또 당했다”며 저울 사기를 폭로했다. 안타깝게도 소래포구는 유튜버들의 ‘바가지 체험 콘텐츠 성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악재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종합어시장에서 이웃 상인을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새우 값이 발단이다. 지난해 8월 한 상인이 개업 행사에서 새우 1㎏을 2만5천원에 싸게 판매하는 데 앙심을 품은 것이다. 다른 상인들과 가격을 맞추라며 담합을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자 협박과 폭력을 행사했다. 개인의 분노 표출을 넘어 공동체를 기반으로 유지되는 시장에서 흉기를 들었다니 충격적이다. 건강한 가격 경쟁이 아닌 짬짜미 행위는 전통어시장의 생존 기반을 갉아먹는 행위다.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손님들은 발길을 끊는다.

이번엔 상인이 아니라 공무원이 논란의 주체로 등장했다. 2024년 9월 소래포구축제 진행 과정에서 행사 대행업체에 390여만원의 식사비를 대납시켰단다. 결국 남동구 공무원 2명은 검찰에 넘겨졌다.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공적 비용과 사적 향응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다. 지역 정체성이자 얼굴이어야 할 축제가 행정의 그릇된 관행으로 먹칠하고 말았다. 상인들의 반복되는 사과, 공무원의 부당행위까지 바람 잘 날 없다. 소래포구의 후한 인심을 기억하는 손님들은 착잡하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