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정부 정책 설계만으로 완성될수 없어

전달체계 정비 ‘핵심과제’ 조직·인력 점검

돌봄자원 연계·활용 전략적인 접근 필요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

오는 3월27일, 통합돌봄사업이 전국적으로 전면 실시된다.

이는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시설이나 제도에 맞춰 이동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안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받도록 하겠다는 정책적 선언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1인 가구와 돌봄 취약계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통합돌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적 필수 과제로 자리 잡았다.

통합돌봄의 취지는 분명하다. 보건, 의료, 요양, 복지, 주거 서비스가 각기 분절적으로 제공되던 기존 체계를 대상자 중심으로 재편해 돌봄의 공백과 중복을 줄이고 삶의 연속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라는 목표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전면 실시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지금, 지방정부의 준비가 과연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통합돌봄은 중앙정부의 정책 설계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제도의 성패는 실제 집행과 운영을 담당하는 지방정부의 준비 수준에 달려 있으며, 그 책임 또한 현장에 가장 가까운 지방정부가 지게 된다.

무엇보다 전달체계 정비가 핵심 과제다. 통합돌봄은 읍·면·동 단위에서 작동하는 제도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역할과 기능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통합돌봄 창구가 단순한 상담·안내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대상자 발굴과 사례관리, 서비스 연계를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대상자 발굴과 사례관리 체계 역시 중요한 준비 요소다. 통합돌봄은 신청을 기다리는 행정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선제적으로 찾아가는 행정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서 간, 기관 간 정보 연계와 협업이 필수적이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칸막이 행정의 벽이 높다. 표준화된 통합사례관리 체계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인적 역량이다. 통합돌봄은 복합적인 욕구를 조정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조율해야 하는 고난도의 행정이다. 담당 공무원과 현장 종사자들이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업무 부담만 늘어난다면 통합돌봄은 이름만 남은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 지속적인 교육과 실무 중심의 지원 체계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미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돌봄 자원을 어떻게 연계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통합돌봄의 본질은 서비스의 ‘확장’이 아니라, 자원의 ‘연결’에 있기 때문이다.

민간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또한 지방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별 여건과 재정, 인력 수준의 차이를 고려한 현실적인 운영 전략도 요구된다. 획일적인 모델을 적용하기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통합돌봄 체계를 설계하고,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성과 중심의 관리보다는 현장 실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지속적인 관리 체계 역시 중요하다.

오는 3월27일은 통합돌봄의 완성이 아니라 출발선이다. 전면 실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지방정부의 준비 수준에 따라 제도의 성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점검이며,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통합돌봄이 이름 그대로 지역에서 살아 움직이는 제도가 되기 위해 지방자치정부의 보다 치밀한 준비와 책임 있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지금은 지방정부의 준비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할 때이다.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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