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가 도의원 관리 위한 돈?” ‘불투명성’ 한목청
“정치적 예민 질문땐 남보다 적은 금액” 주장
“유력 정치인엔 암암리에 더 많이” 볼멘소리
지방의원-업자 결탁 ‘ITS 뇌물 비리 사건’도
매년 억 단위 들쭉날쭉 시·군선 장기 계획 타격
“도정질문으로 지사님을 비판했다고 특조금도 적게 주는 겁니까?”
지난 2024년 경기도의회 김광민(민·부천5) 의원은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이하 특조금) 배분 과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김 의원 주장의 핵심은 같은 해 11월 도의회 제379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김동연 도지사에게 정치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다른 도의원보다 적은 금액의 특조금을 배분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도청에선 성남FC 사건으로 기소된 김모 사무관이 직위해제됐다가 이후 조치가 철회된 점이 화두였는데, 김 의원은 도정질문을 통해 철회 이유를 김 지사에 따져 물었다.
그리고 다음 달인 그 해 12월 31일께 도 특조금이 각 시·군에 교부됐는데, 김 의원에 따르면 그가 본인의 부천시 지역구에 대해 건의한 사업들이 특조금 지원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김 의원은 “당시 저는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 일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9억원만 배정됐다. 도의원들이 배정받는 특조금 평균액이 15억원 정도라면 대표단 의원들에는 20억~30억원가량이 배정된다. 대표단 활동으로 지역구 활동을 잘 못하는 데 대한 배려 성격의 관행이다. 그런데 저는 (전체 도의원들의 배정액을 봐도) 하위권에 속하더라”라며 “결국 특조금은 도지사가 도의원을 관리하기 위해 있는 돈”이라면서 특조금의 ‘주먹구구식 배분’을 지적했다.
김 의원이 주장한 내용을 살펴보면 특조금이 도지사의 ‘통치 자금’으로 쓰인다는 불만과 함께, 도의회 교섭단체 대표단 등 유력 정치인들에겐 특조금이 더 많이 배분되는 ‘관행’이 암암리에 있다는 점 등도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볼멘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도의원은 “실제로 그러진 않겠지만 심지어는 대표단 의원들이 특조금 중 일부를 자신들 지역구 몫으로 빼놓는다는 소문마저 있었다. (당의 분위기나 대표단마다 다르지만) 도 집행부에 의원을 특정해서 ‘특조금 배분하지 말라’고까지 한다는 소문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교섭단체 대표단 소속 의원은 “그런 관행이 있다면 대표단인 저도 그만큼 받아야할 텐데 그렇지 않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도의원 개인이 지역구에 필요한 예산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도에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개인이 열심히 활동한 결과로 봐야 한다. 각 지역에 지원된 사업과 금액에 따라서도 배분액이 달라질 수 있어 단정하기가 어렵다. 김 의원 주장도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갑론을박이 치열한 와중에,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도 특조금 운용상의 문제점은 ‘불투명성’이다. 운용이 불투명하기에 ‘ITS 뇌물 비리 사건’과 같이 지방의원이 민간 업자와 결탁하는 경우마저 발생했다는 것이다. 도·도의회가 8년 만에 대법원에서 마주하도록 만든 이른바 ‘경기도 특조금 배분 시기 명문화 조례(경기도 조정교부금 배분 조례 개정안)’는 이 같은 불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도의회 주장이다. 해당 조례는 도 특조금 지급 시기를 상·하반기 각각 1회씩으로 명시하고 하반기 지급은 11월 이내에 완료토록 한 게 핵심인데, 도는 도지사의 예산 집행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일선 시·군 입장에서도 특조금 운용의 불투명성은 애로사항 중 하나다. 정치적 상황 등에 따라 지자체가 교부받는 특조금이 매년 억 단위로 들쭉날쭉하니 시·군 입장에선 오히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특조금을 활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선 8기가 되면서 민선 7기 때보다 특조금 교부액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가 없다. 도지사가 우리 지자체에 방문하거나 도와 소통 기회가 있을 때 필요한 사업 등을 강조하기는 하는데, 사실상 지방의원들의 능력이나 (도의회에서의) 상황에 달렸다고 본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특조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져서 어느 정도는 특조금 규모를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 강기정 차장, 이영지·한규준·김태강 기자(이상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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