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색·소환조사 이어지며 공무원들 부담
국토부 사고조사도 두 차례나 연기돼
이권재 시장 “공정·신속한 결론 촉구”
지난해 오산옹벽사고 이후 오산시를 상대로 한 경찰의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가 진행된 가운데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면서 공직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최근 시장실을 중심으로 진행된 경찰의 압수수색(2월6일자 6면 보도)과 더불어 이미 60차례 진행된 관련 공무원 소환조사가 재개되는 등 강도높은 수사가 계속되는데다, 지난해 9월 중순 발표 예정이었던 국토교통부 사고조사는 두차례 연기돼 2월 말로 미뤄졌다.
이 때문에 그간 사고에 대해 유감표명 외에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던 이권재 오산시장이 2번째 압수수색부터 연거푸 입장을 내며 오산시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12일 이 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무원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며 “사실과 다른 주장에 근거한 부당한 마녀사냥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공무원들이 민원 접수 이후 별다른 조치나 대응을 취하지 않았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무원들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누구나 공정한 수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억측, 왜곡된 주장을 동반한 부당한 마녀사냥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그동안 일부 언론 등을 통해 ‘오산시가 도로붕괴 위험을 알리는 민원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침묵해왔는데, 이번에 사고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시에 따르면 사고 전날인 지난해 7월15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에 대해 ‘정밀안전점검 결과 고온 및 기후 영향으로 아스콘 소성변형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유지보수 관리업체를 통해 긴급 보강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회신하고 다음날인 16일 도로긴급보수 및 안전점검에 착수했다.
사고 당일 역시 오후 4시10분 오산경찰서 현장 출동 이후 보수업체가 포트홀을 보수하며 2차로를 통제했고 오후 4시30분엔 시 도로과 직원들도 현장에 출동해 서부로 방향 상행선을 통제했다. 오후 5시30분에는 교통통제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상행선 전체를 통제했고 오후 7시에는 시가 호출한 시설물 안전점검업체가 현장에 도착해 안전점검 준비 등을 수행하던 중 7시4분 보강토 옹벽이 무너졌다고 사고 당일의 타임라인을 밝혔다.
또 이날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시 도로과 공무원들과 당시 강현도 전 부시장까지 해당 현장에 출동해 조치를 취하고 있었고, 도로구조물 전반의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안산에 위치한 시설물 안전점검업체까지 현장출동을 요청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비가 온다고 예고가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도로과를 비롯해 각 과의 직원들이 전부 현장 곳곳을 다니며 점검 중이었고 (이권재)시장도 같은 시각 오산천 현장을 순찰하며 범람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왜 하부도로는 차량 통행을 통제하지 않았느냐는 데에 대해선 “개통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도로인데다 사고 한달 전 정밀점검에서도 중대결함이 없다고 판정을 받았기에 옹벽이 그렇게 붕괴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8개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이렇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 요청하는 배경에는 당시 도로과 직원 3명은 이미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되는 등 직원들이 수개월째 강도높은 수사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결과가 나오지 않고 억측만 커지면서 공직사회를 향한 불신만 커지고 있어서다.
시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희생자가 있는 만큼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나와도 공직을 책임지는 자세로 참아온 게 오산시 공직 분위기”라며 “하지만 잘못된 소문들로 동료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고 해가 바뀌도록 경찰수사도 계속되고 압수수색까지 반복적으로 진행되면서 공직에 대한 회의가 큰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사고 발생 이후 30여명의 공직자들이 60차례의 경찰조사를 받은데 이어 해를 넘겨 이달에도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시 공무원은 “시 공무원들이 잘못을 피하겠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껏 성실하게 경찰조사를 받아왔다”며 “차라리 국토부든, 경찰이든 조사결과가 명확하고 신속하게 나오면 좀 나을텐데, 결과는 나오지 않고 끊임없이 조사만 한다. 그런데다 또 압수수색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도니 분위기가 뒤숭숭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도 압수수색 이후 다시 한 번 입장을 낸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 시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안타깝게 생명을 잃은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해도 경찰이 공정하고 정의에 입각한 수사를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산/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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