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인천 중구청 앞에서 인현동 화재 참사 당시 종업원으로 분류돼 참사 학생 피해자 중 유일하게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故 이지혜 학생의 어머니가 권고문을 든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6.2.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1일 오전 인천 중구청 앞에서 인현동 화재 참사 당시 종업원으로 분류돼 참사 학생 피해자 중 유일하게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故 이지혜 학생의 어머니가 권고문을 든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6.2.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자 고 이지혜씨의 명예 회복 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종업원’으로 분류돼 오랜 세월 희생자 인정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아르바이트생 이지혜씨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제도적 지원에 나설 것을 권고했고, 인천 중구청이 이를 수용하여 조례 개정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중구청은 이씨가 참사 희생자로 인정받고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인천광역시 중구 인현동 화재 사고 관련 보상 조례’ 개정 절차에 돌입했다.

1999년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현동 화재 참사는 업주의 불법 영업과 이를 묵인한 공무원의 유착 비리가 빚어낸 명백한 인재였다. 그럼에도 희생자들은 ‘탈선 학생’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 편견과 비난까지 감수해야 했다. 중구청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이 당연한 조치가 26년이나 걸렸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깝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그동안 피해자의 권리와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 엄중히 되물어야 한다.

지난해 10월 30일, 인천시교육청과 유족회가 공동 주최한 26주기 추모식은 국가적 차원의 위로가 전해진 자리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추모 화환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영상 메시지는 참사의 아픔을 국가가 공유한다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정작 행정 책임자인 인천시장은 행사에 불참했을 뿐만 아니라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

인천시 인권위원회도 소극적이었다. 인천시 인권위는 여고생 희생자의 차별적 보상 문제에 대한 진정서를 ‘각하’하여 유가족들에게 또 다시 실망을 안겼다. 재난 피해자 보호라는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형식적인 이유를 들어 시정 권고를 회피한 것이다. 이는 국민권익위가 적극적인 권고를 통해 구제의 길을 열어준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무책임한 처사였다.

사건의 공적 기록에서 희생자들의 지위를 온전하게 회복시켜야 한다. 인천시는 지난 20여 년간 “정보가 없다”거나 “종결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유족들의 진실 규명 요구를 외면해 왔다. 보상금 지급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기록상의 명예 회복이다. 경찰 수사 기록이나 사건 보고서에 가해 관여자로 잘못 기재된 경우를 찾아 ‘순수 피해자’로 정정하는 행정 절차를 지자체가 맡아서 해야 한다. 아울러 인천시교육청이 전담해 온 추모 행사에 인천시도 주체로 참여하여 지역 공동체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