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의 눈물과 감동의 투혼기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올림픽은 하늘이 내려주는 선물일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여자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은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이제 하늘의 뜻을 기다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스포츠인들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90%의 노력과 10%의 운을 말하기도 한다. 90%는 선수들의 굵은 땀방울을 나타내지만, 대진운이 없으면 우승에 대한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일 게다.

유망주가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 첫째는 선수 개인의 소질과 노력이고 둘째는 지도자의 영향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경제적인 뒷받침이다.

올림픽에서 펜싱 국가대표팀이 세계 최고의 자리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선수와 지도자의 노력도 있었지만, SK텔레콤이 지난 2003년부터 회장사를 맡으면서 20년 넘게 대한펜싱협회를 후원해왔기 때문이다.

올림픽 최강 한국 양궁 대표팀도 현대차그룹이 대한양궁협회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동계 올림픽도 KB금융그룹이 쇼트트랙, 컬링 등을 지원하며 한국 스포츠를 돕고 있다.

이처럼 펜싱이나 양궁 대표팀, 동계 종목 선수들은 대기업의 관심과 후원으로 세계 최강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기 위해선 실력과 운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1차시기 크게 넘어진 뒤 일어나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1차시기 크게 넘어진 뒤 일어나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3차시기를 마치고 포효하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3차시기를 마치고 포효하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특히 우리나라 역사상 설상 종목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2008년생 최가온(세화여고)의 투혼은 눈물 날 정도다.

최가온은 이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3연패에 도전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가온은 1차 시기에 파이프 끝에 보드가 걸려 크게 넘어져 사실상 경기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하게 보였다. 현장에는 폭설로 인해 선수들이 제대로 연기를 펼치기도 어려웠고, 많은 선수들이 잇따라 미끄러지거나 부상을 당했다.

최가온은 1차 시기에 크게 넘어진 탓에 2차 시기 출전도 포기해야 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가온은 다시 자리에서 우뚝 일어났고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최가온은 2차 시기에서도 1차 시기에 대한 부상 위험 부담으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기어코 자신의 기량을 세계에 보여줬고 높은 점수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3차시기에서 1위로 올라선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3차시기에서 1위로 올라선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2.13 /리비뇨=연합뉴스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6.2.14 /밀라노=연합뉴스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6.2.14 /밀라노=연합뉴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훔친 뒤 걸어 나온 최가온은 무릎 통증 탓에 줄곧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각 나라의 대표주자로 나선 만큼 이들과 경쟁을 통해 정상에 우뚝선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올림픽을 위해 4년을 기다린 선수들이 한 순간의 실수로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것도 우리는 자주 목격해왔다.

여자 대표팀 주장 최민정처럼 ‘하늘에서 내려주는 금메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투혼과 정신력에 ‘하늘도 감동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