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식기 도입… 대여·수거 실시간 관리
오염도별 3개 라인 가동… 일 2만개 세척
설 마을행사 투입, 명절 쓰레기 감소 기대
며칠 전 찾은 양평군 개군면의 한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대형 자동화 설비가 내뿜는 열기와 기계음이 개소를 앞둔 현장의 활기를 전하고 있었다. 시설은 오는 20일 정식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시운전이 한창이었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이는 식기들은 자원순환도시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었다. 연면적 735㎡ 규모의 이곳은 군이 ‘환경양평’ 정책의 실질적 구현을 위해 마련한 자원순환체계의 핵심 거점인 ‘양평군 다회용품 세척시설’이다.
약 3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시설은 하루 최대 2만개의 다회용기를 세척할 수 있는 전국 군 단위 최대 규모의 공공 세척장으로 내부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세척장엔 유입되는 식기의 오염도에 따라 세척 경로를 분류하는 3개의 라인이 있으며 초음파 세척부터 고온 살균, 건조, 최종 위생검사까지 이어지는 자동화 공정이 전 과정에 적용됐다.
시스템의 핵심은 ‘데이터를 통한 정밀 관리’다. 군은 용도별로 제작한 11종의 다회용기 내부에 RFID(무선주파수식별)칩을 매립했다. 이를 통해 식기의 대여장소와 수거 여부는 물론 개별 식기의 누적 사용횟수까지 파악한다. 그간 다회용기 사업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분실 관리와 위생 노후도 판별 문제를 기술적으로 보완한 것이다. 식기 전면에는 마스코트 ‘양춘이’ 캐릭터를 각인해 축제 현장 등에서 다회용기를 접하는 이용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과 친근함을 더했다.
이번 시설 가동은 그동안 세척업무를 관외 업체에 위탁하며 발생했던 물류 부담과 행정적 한계를 해소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배달부터 수거, 세척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군이 직접 전담하며 자원순환체계의 완성도를 높이게 됐다. 현장에서 만난 군 관계자는 “시설이 생김으로써 다회용기를 통한 자원순환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실전 데뷔 무대는 당장 이번 설 명절이다. 군은 설을 앞두고 관내 마을단위에서 열리는 ‘전 부치기’ 행사에 다회용기를 보급할 예정이다. 명절마다 마을회관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던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사업 초기에는 축제장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되자 편리함에 익숙했던 이용객들 사이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축제장 내 쓰레기 더미가 사라지는 실질적인 변화를 목격하며 환경보호를 위한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군은 지난해 다회용기 약 196만개를 사용해 온실가스 92.1톤 가량을 감축했다.
군 관계자는 “개군면 세척시설은 양평이 지향하는 자원순환도시로 가기 위한 물리적 기반”이라며 “군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위생체계를 정착시켜 수도권 탄소중립 실천의 표준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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