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송영길 돈 봉투·정치자금 수수 사건 무죄 선고

송영길 “민주당 복당… 어떤 조건도, 전제도 요구도 없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 ‘계양구을’에서 활동 재개 전망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13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소나무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13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소나무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2심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사법 리스크로 정치적 생명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던 송 대표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인천 계양구을 보궐선거의 유력 후보군으로 단숨에 떠오른 것은 물론, 민주당 인천시장 경선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지난 13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송 대표에게 적용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당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송 대표는 2020~2021년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총 7억6천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먹사연 관련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 대표가 같은 당 국회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다는 내용과 먹사연을 통한 불법자금 수수 내용 등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금품 수수 혐의 관련 수사 도중 확보한 휴대전화 녹음파일,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서 포착된 내용이다. 이 전 사무부총장의 혐의를 밝히기 위해 쓰여야 할 녹취록이 별도의 수사를 위한 증거물로 활용된 사실을 위법하게 볼 수 있는지가 이번 판결의 쟁점이었다. 1심 재판부는 위법 수집 증거물로 보지 않았으나, 2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뒤집었다.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송 대표는 무죄 선고 직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민주당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오늘의 판결을 정치적 책임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어떤 조건도, 전제도, 요구도 없다. 민주당으로 복당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계양구을에서 정치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선 직후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계양구을 선거구에서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가 열린다. 송 대표는 2000년 제16대 총선을 시작으로 총 5차례 당선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계양구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 경쟁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계양구을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송 대표가) 계양구을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고 지역에서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며 “계양구을 후보를 전략공천할지 경선으로 진행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 대표의 정치 행보 재개는 민주당 인천시장 경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송 대표가 민선5기 인천시장을 지낼 당시 정무부시장이었던 김교흥(서구갑) 의원과 박찬대(연수구갑) 의원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두 의원 모두 송 대표의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이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인천 남동구 인천YMCA 대강당에서 열린 ‘2차 인천시민주권포럼’에서 도시 공공외교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인천시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인천 남동구 인천YMCA 대강당에서 열린 ‘2차 인천시민주권포럼’에서 도시 공공외교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송 대표는 지난해 말 김 의원의 외곽 조직인 ‘국민주권전국회의 인천본부’가 후원하는 한 강연에 연사로 나선 바 있는데, 김 의원이 실질적으로 송 대표의 인천 활동 재개를 돕고 나섰다. 박 의원 역시 지난 10일 국회에서 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송 대표에게 축사를 부탁하고 “2심에서 반드시 무죄를 받을 것”이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공식적인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오르면 양측이 송 대표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지지를 요청하며 경쟁할 전망이다.

인천지역의 한 민주당 인사는 “검찰의 정치적 탄압을 이겨낸 만큼 인천지역 민주당 당원들이 송 대표를 향해 확고한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라며 “송 대표가 인천시장 경선 과정에서 한쪽에만 힘을 실어주진 않겠지만, 송 대표 지지 여론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중요한 대목”이라고 했다.

/한달수·정선아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