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집 ‘산승, 기억의 창을 열다’ 발간

20일 오전 10시 전등사서 영결식 거행

전등사 조실 정암당 세연 대종사가 16일 오전 원적했다. / 전등사 제공
전등사 조실 정암당 세연 대종사가 16일 오전 원적했다. / 전등사 제공

깨달음을 위해 손가락을 불태우는 소지공양을 하는 등 구도 정진에 매달려 온 전등사 조실 정암당(靜庵堂) 세연(世衍) 대종사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열반송을 남기고 지난 16일 오전 원적(圓寂)했다. 법랍은 63년, 세수는 86세다.

영결식은 20일 오전 10시 인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 역사문화교육관에서 문도장(門徒葬)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스님은 194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동몽선습’, ‘명심보감’ 등을 공부하던 중 사춘기 시절 이광수의 ‘원효대사’를 읽고 불가에 뜻을 두었다. 이후 ‘불교사전’ 등 불교서적을 닥치는 대로 구해 읽었으며 22세가 되던 1961년 모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가했다. 이후 직지사, 동화사, 범어사 등지에서 공부했다. 1980년에 강화 전등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2018년 대한불교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 품계를 받았다.

스님은 1992년부터 18년 동안 혀가 갈라지는 고통을 참으며 하루 10시간 씩 염송하는 주력 기도에 정진했으며, 이때 왼손 손가락 한 마디를 연비하는 소지공양을 하기도 했다. 또한 영동 삼봉산 토굴 등지에서 10년 정진을 이어왔으며, 2012년부터 강화 전등사에 머물러 왔다.

스님은 평소의 법문을 모아 ‘산승, 기억의 창을 열다’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으며 최근까지도 빨래를 직접 하는 등 별다른 수발 없이 홀로 전등사 극락암에서 기거해 왔다. 스님은 지난해 가을 폐암 3기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이나 약물 치료 없이 지내 왔다. 열반하는 날까지도 평소처럼 예불과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세연 스님은 열반 직전, 전등사 회주 장윤 스님 등에게 ‘육십 년 지혜검 찾으러 남북동서 쏘다니다 준제지송 칠천만 번에 업장 소멸하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네(六十年來尋劍客 南北東西逩走行 准提持頌七千萬 業障消除歸故鄕)’라는 열반송을 남겼다고 전등사는 밝혔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