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건축가상’ 수상한 부부와

김석윤 건축전·저널 발간 ‘제주’

‘서귀포관광극장’ 보존에 분투

건축 미래 기대심리 한층 가열

‘제주체―김석윤金石崙 건축전’ 전시회장. /박지일씨 제공
‘제주체―김석윤金石崙 건축전’ 전시회장. /박지일씨 제공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근래에 내가 특히 주목하는 건축가가 있다.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의 강정윤·이창규 부부 건축가다. 2025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로 18회를 맞은 젊은 건축가상은 2008년 이래(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새건축사협의회·한국건축가협회·한국여성건축가협회 주관) 명실상부 이 땅에서 건축하는 젊은이들이 생애 단 한 번의 영예를 위해 고군분투 열망해 오고 있는 상이다. 언젠가 이 칼럼에서 적은 바대로 인천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중에는 이 상의 수상은 고사하고 단 한 차례도 수상 후보자 명단에조차 끼지 못했다. 제주에 부는 바람의 정체가 궁금하다.

2008년 3월 하순, 성균건축도시설계원 개원 기념 건축가 초청 강연에서 일본 교토대 교수로 재직하던 건축가 와로키시(Waro Kishi) 씨의 발표를 들었다. 당시 그가 던진 일성은 아직도 나의 귓전에 생생하다. “나는 교토의 건축가입니다.”

그는 1993년 교토에서 이론과 실무를 연결하는 교육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해 오고 있던 인물로 현대 건축의 유행적 판도에 휩쓸리지 않고 일본 건축의 풍토와 모더니즘 건축의 원리들을 통합적으로 자기 건축의 현대적 언어로 승화시켜 온 건축가였다.

지난 2월6일,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제주체―김석윤金石崙 건축전’이 개막했다. 제주의 건축가 김석윤(1945년 출생·81) 선생의 일대기를 조망하는 대형 전시다. 선생은 제주 태생으로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1968년)한 후 서울 금성종합설계공사에서 실무를 익히고 1972년 고향으로 돌아가 현재까지 줄곧 제주에서 건축 작업을 해왔다. 그의 건축전 제목에 명시된 ‘제주체’는 제주도라는 건축의 특성을 응축한 용어로 박길룡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명예교수가 저술한 책(2014, 김석윤·박길룡·이재성 공저, 도서출판 디)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거칠게 요약하면 한국의 현대 건축에도 지방색이 있다는 믿음을 담고 있다. 제주 스타일, 제주의 혼, 제주의 상징체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전시의 열쇠어로 제시된 ‘제주체’는 선생이 살아온 건축적 삶에 대한 헌사이자, 그의 건축 지향성이 후배 세대에게도 이어지기를 갈망하는 공동체의 연대감으로 읽힌다. 전시는 오는 3월29일까지 계속된다.

다음으로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가 매월 발간해 오고 있는 건축 저널 ‘濟州建築’을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9월 창간 이래 금년 2월호로 통권 88호를 발행한 잡지의 체제는 군살 없는 중철 제본, 22쪽 본문의 얇은 매체로 현재 제주에서 활동 중인 건축가들의 활약상을 줌업 함은 물론 도시와 건축, 주거에 대한 리서치 자료가 담겨 있는데 지역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리하고 사회적 쟁점에 맞서 마뜩한 전선을 펴는 등 저널리즘의 각을 잘 세우고 있다.

최근 제주의 건축가들은 행정의 폭거로 일순간 부분 철거 훼손된 서귀포관광극장의 보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기억 저장소로서의 건축의 가치를 일반 사회에 공명시키며 건축의 대사회적 운동으로 점화시켰다.

종합하건대 지금 제주의 건축은 분출 직전 용암의 끓음과 같이 우리 건축의 미래에 대한 기대심리를 한층 가열시키고 있는 뜨거운 현장임에 분명하다.

/전진삼 건축평론가·‘와이드AR’ 발행인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