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투자 아끼지 않으니, 떠나는 학생 발길 멈췄다
작년 121억 교육분야 본예산 ‘역대 최대’
4년간 학생 1인 교육경비 지원 117만원
학교별 프로그램 맞춤지원 기반 등 마련
접경지인 포천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인근 도시로 이사하는 일은 흔하다. 대부분이 대학에 가기 위해서다. 이렇게 포천을 빠져나가는 학생은 1년에 수백 명에 달하고 있다. 대체로 가족이 함께 떠나기에 인구 손실이 크다. 그래서 포천의 인구 문제는 교육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3~4년 전부터 이런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자체가 교육을 일자리만큼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투자를 확대하면서부터다. 당장 대학 진학자 수가 달라지니 시민들도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정부까지 나서 지역에 필요한 교육사업을 밀어주다 보니 변화를 더욱 실감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포천의 교육이 불과 수년 새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는 이유를 짚어 본다.
■교육예산의 과감한 확대
포천지역 교육이 그간 제자리를 맴돈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지자체의 재원 부족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저 정책으로 끝난다.
민선 8기 들어 시는 재원 확보를 교육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교육 예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2023년 97억원에 머물던 교육 예산은 2024년 114억원으로 늘며 처음 100억원을 넘어선 후 지난해는 121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연평균 예산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 4년간 연평균 교육예산은 106억원으로 이전 4년(2018~2021년) 평균 예산 7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물가상승률 등 여러 가변 조건을 따져야겠지만, 이를 고려해도 상당한 개선 효과다.
■ 학생 개개인에 지원하는 교육경비 상승
시는 확보한 예산을 교육경비 확대에도 투자했다. 학생 1인당 교육경비 지원액은 교육 수준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시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학생 1인당 교육경비 지원액은 평균 117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136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도 경기도 평균액의 두 배인 131만원으로 조사됐다.
시 관계자는 “이는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맞춤형 지원을 펼 수 있는 기반이 됐고,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학생전출 2023년 600명→작년 339명 줄어
관내 고교·대학 진학률 89·52%로 상승
디지털·AI·자기주도학습 목표도 제시
■ ‘떠나는 학생’ 확연히 줄어
시는 교육 투자 확대로 거둔 성과 중 ‘학생 유출’ 감소를 첫손에 꼽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직결되는 학생 유출은 그간 포천 교육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시가 조사한 학생전출(전학) 현황에 따르면 2023년까지 매년 600여명의 학생이 전학을 통해 다른 도시로 빠져나갔다. 이 같은 학생 유출 증가세는 2024년부터 크게 꺾이기 시작했다. 2024년 578명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9월까지 339명에 불과했다.
시는 학생 유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이유로 2024년 7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을 들었다. 이 무렵 포천지역 특성에 맞춘 다양한 교육정책이 쏟아지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발전특구 사업은 정부의 직간접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간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예산 문제로 막혔던 교육 사업에 길이 트였다.
■ ‘학력·진학’ 가시적 변화
학생과 학부모의 큰 관심사인 진학과 학업성취도 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포착됐다. 민선 8기 들어 포천지역 중학생의 관내 고교 진학률은 평균 89%로 9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학생 10명 중 9명은 시내 고교로 진학한다는 얘기다. 이전 4년간(2018~2021년) 관내 고교 진학률 86%와 비교해도 달라진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 진학률은 더 큰 폭으로 올랐다. 민선 8기 이전 43%에 그치던 대학 진학률은 52%로 뛰었다. 의대나 서울대·연세대·고려대·카이스트(KAIST) 등 최상위권 대학 진학생도 34명에 달한다.
■ ‘미래 교육’ 청사진
시는 지난해 11월 이런 가시적인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주된 목적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 이후 달라진 지역 교육 환경과 앞으로 교육 비전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교육발전특구 사업으로 달라진 교육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지만, 특히 시가 추진할 ‘미래교육’이 특히 주목받았다.
시는 교육발전특구 사업을 바탕으로 포천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환경을 조성, 포천에서 디지털·인공지능(AI) 및 자기주도학습이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백영현 시장은 ‘명품 교육도시’를 언급하며 지역사회와 학교, 시민의 협력을 특히 강조했다.
■ 포천시의 새로운 도전 ‘명품 교육도시’ 건설
이런 변화에도 포천은 여전히 수도권 여타 도시와 비교해 교육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시 스스로도 교육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교육 투자 확대로 드러난 변화에서 발전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시는 교육 투자 확대로 교육의 질 향상, 학생 유출 감소, 대학 진학률 상승, 공교육 경쟁력 강화 등 그간 보지 못했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
이는 결국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도시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교육 투자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는 교육발전특구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포천의 교육변화는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 시장은 “포천은 이제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닌 ‘교육을 위해 찾아오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 포천 교육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경기북부 명품 교육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인터뷰] 백영현 포천시장 “교육발전특구 시범 선정 계기… 시스템 고도화”
자율형 공립고·IB교육 도입 혁신모델
고비용 사교육 의존않고 학력 높일 것
“교육투자는 포천시가 안고 있는 문제인 교육환경 낙후를 개선하는 데 집중되고 있습니다.”
백영현(사진) 시장은 “교육환경 개선은 시급한 문제이며 포천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백 시장은 “교육투자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을 계기로 대폭 확대되고 있고 이를 통해 뒤처져 있던 교육시스템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창작소, AI튜터 기반 맞춤형 학습, 포천형 자기주도학습센터 운영 등이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백 시장은 “자율형 공립고 확대와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 도입 등은 공교육 혁신 모델로 지역 교육계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포천지역 학생들이 고비용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학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운영에 들어간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는 공공형 학습 플랫폼으로 대도시 유명 학원에 버금가는 수준의 강의 품질로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백 시장은 “교육투자 확대의 핵심은 교육격차 해소와 공교육 강화라고 할 수 있고, 포천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아 자신의 꿈과 진로를 얼마든지 설계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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