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 말 간추린 책 감동

끊임없는 투쟁 성과로 이룬 광복

연합군의 선물이라는 뉴라이트

정권 바뀌어도 ‘후안무치’ 참담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백범일지’에서 백범 김구는 말했다. “곧 국권이 회복될 것이다”라고. 잃어버린 나라, 빼앗긴 국권을 회복하지 않고는 살아도 사는 삶이 아니라며 국권 회복만을 그렇게도 애원했던 백범의 독립운동 의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나의 희망이나 소원은 첫째로 대한 독립이요, 둘째로 우리나라의 독립이며, 셋째로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다”(나의 소원)라는 백범의 절규에서 백범의 독립 정신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창비)라는 책은 ‘독립운동가 45인의 말’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책이다. 김구·안중근·안창호·한용운·신채호·여운형·김마리아·조소앙·유관순·윤봉길·조만식·지청천·정인보·홍범도 등 45인 독립운동가들의 말을 간략하게 간추려 편집한 책이어서 읽는 데 지루하지 않고 따끔따끔한 경구들이어서 감동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귀한 책이다. “조선은 주권이 인민에게 있는 민주공화제의 자주독립 국가를 세우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조선의 땅이 비록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으나 조선의 사람, 조선의 혼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의 양심과 정의는 이미 일본을 제압하고 있고 여러분과 함께 제국주의 국가들을 제압할 것입니다.”(1922년 모스크바 극동피압박민족대회 개회식 연설, 여운형)

‘자주독립 국가를 세우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보여주듯, 우리 민족은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일본과의 싸움을 계속하였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여운형의 투쟁 의지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오늘로부터 의병을 일으켜 멈추지 않고 이어가 큰 기회를 잃지 않아야만, 우리 자신의 힘으로 국권을 직접 회복하여 독립을 이룬다고 할 수 있소….”(안중근, 1907년 블라디보스토크 교민들에게 한 연설. ‘안응칠 역사’) “천도가 순환하고 민심이 응하여 우리 대한 독립을 세계에 선포한 후 위로 임시정부가 있어 군국대사를 주도하며 아래로 민중이 단결하여 만세를 제창할 새, 이로써 우리의 공전절후(空前絶後)한 독립군이 나왔도다.”(홍범도, 1919년 12월 대한독립군대장 유고문)

을사늑약(1905) 이후 국권이 상실되자 국권 회복 운동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음은 안중근의 말에서 증명된다. 이렇게 우리 민족은 국권 회복의 희망을 잃지 않고 국내에서, 해외에서 고난을 무릅쓴 가열찬 투쟁을 계속했던 민중의 역량으로 마침내 1945년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한국의 국권을 찾기 위해 지금 우리는 목숨을 내걸고 싸우겠습니다. 일본제국주의는 우리 한·중 두 나라 백성들의 공동의 원수입니다. 우리 두 민족은 손을 잡고 같이 일본제국주의와 싸웁시다.”(윤희순, 1911년 만주 이주 후 마을 연설) 일본은 우리와 중국의 적이요 원수라고 선언하고 한·중 두 나라가 함께 손을 잡고 원수를 물리치는 싸움을 하자고 제안하는 말에 깊은 의미가 있다. 우리의 싸움만으로 힘이 부치니, 중국이 도와달라는 말에는 국권 회복의 뜻이 얼마나 간절한지도 잘 나타나 있다.

3·1 혁명 이후 임시정부가 수립되어 민주공화제를 채택하고 본격적으로 일본과의 독립전쟁을 일으킨 민족이 우리 대한민국이었다. 이런 엄연한 독립전쟁의 위대한 성과가 바로 민족의 해방인데, 대한의 해방은 세계 연합군이 준 선물이라는 친일파·뉴라이트들이 나타나 독립운동가들의 피나는 희생을 모욕하고 민족의 의혼과 정기에 먹칠을 하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으니, 나라가 이렇게 되어서야 되겠는가. 이승만 대통령의 반민특위 강제해산으로부터 시작되는 친일파의 득세는 마침내 뉴라이트를 탄생시켜, 윤석열 정권에 이르러 모든 주요 정부 기관에 뉴라이트 인사들이 장악하는 불행을 맞았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들은 전혀 반성의 기미도 없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후안무치한 행태를 부리고 있으니 이런 참담한 일이 어디에서 또 있을 수 있겠는가. 원통하고 원통할 뿐이다.

우리 민족의 원수요 적이었던 일본제국주의, 그들이 이 나라를 식민지로 하여 근대화시켰다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을 진리로 여기고 친일파들과 손을 잡고 민족혼과 민족정기를 말살시키고 있으니 이래도 된다는 것인가. 김구·안중근·안창호·윤봉길·유관순 등이 지하에서 뭐라고 말할지, 너무도 부끄럽고 가슴이 아프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이사장·우석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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