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정기간행물 발행·편집인 금지’ 언론자유 침해 주장
교육감 후보 토론회 ‘위법’ 유권해석도… “나이가 장벽 되면 안돼”
‘앗! 교통비 타이어보다 비싸다!’
지난 2024년 12월 27일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 제목이다. 서울시 녹번동 개발 계획에서 기존에 예정됐던 중학교 부지가 제외되고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서면서, 청소년들의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해졌고 그에 따른 대중교통비 부담이 커졌다는 점을 짚은 내용이었다.
이는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인 ‘기후동행카드’가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오히려 정책 지원을 받는 청년들보다 더 많은 교통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낸 보도였다. 이러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지원 대상을 청소년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처럼 청소년이 자신의 시각에서 정부 정책과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언론 활동은 법적 처벌의 위험 속에서 이뤄지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미성년자는 신문이나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발행인이나 편집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성호(16) 토끼풀 편집장은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지원 사업이 도입됐지만, ‘청소년은 어차피 걸어서 학교에 다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며 “청소년 당사자 언론이기에 이러한 문제를 지적할 수 있었지만, 기사를 작성할 때마다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24일 토끼풀 등은 미성년자가 정기간행물의 발행인·편집인이 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신문법과 정기간행물법은 미성년자가 신문·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발행인이나 편집인이 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등록이나 신고 없이 발행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러한 규정이 청소년 정책이 정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청소년 독립언론 ‘이음’ 등은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교육감 후보자들을 상대로 정책 토론회를 준비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위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언론사에 해당하지 않아 언론 주최 토론회로 인정할 수 없고, 투표권을 가진 구성원이 절반을 넘지 않아 단체 주최 토론회도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의 의견을 모으고 기후위기와 학생 인권 문제를 당사자의 목소리로 보도해 왔음에도,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헌재가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을 깊이 있게 살펴, 나이라는 장벽이 언론의 자유를 가로막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