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 없이 운영 유일 단체
열악한 재정속 대체부지 미확보
정부·지자체 차원서 ‘지원’ 지적
국내 유일의 전통 곡예단인 동춘서커스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 이전·대체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한 세기에 가까운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국내 서커스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25일 (주)동춘서커스 진흥원에 따르면 동춘서커스는 1925년 설립돼 연극·쇼·국악·서커스·마술·풍물 등 다양한 장르를 한 무대에 올리며 대중 공연문화를 이끌어온 국내 최장수 공연단이다. 단순한 곡예를 넘어 장르 보존과 창작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 ‘테마가 있는 서커스’라는 새로운 공연 형식을 선보여왔다.
현재 단원은 35명으로 박세환 대표의 45년에 걸친 공연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출과 홍보, 기획을 자체적으로 운영해왔다.
특히 동춘서커스는 정부 지원금 없이 공연 수입만으로 단체를 유지해온 국내 최대 규모의 서커스단으로 평가받는다.
남녀노소는 물론 외국인 관객도 언어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서커스 특유의 매력은 꾸준한 관객층을 형성해왔다. 현재 700석 규모 2개, 2천석 규모 1개, 600석 규모 등 총 3개의 빅탑 극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안산 대부도 빅탑극장에서 상설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관람객 감소와 운영비 상승, 시설 유지비 부담이 겹치며 경영난이 심화됐고 여기에 부지 계약 만료까지 겹치면서 단원들의 생계와 전통 공연 명맥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10월 부지 사용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전할 대체 부지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2011년 6월 안산 대부도 민간 부지에 자리잡은지 13년만이다. 대체 부지를 찾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지만, 대형 천막극장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장소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지역 문화계 일각에서는 한 세기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국내 유일의 서커스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 방안 마련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문화계 인사는 “동춘서커스는 단순한 공연단이 아니라 한국 공연사의 산증인”이라며 “오랜 세월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서커스가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공공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춘서커스 관계자도 “서커스는 세대를 아우르는 종합예술이자 한국 공연사의 한 축인데 공연이 멈추는 순간, 수십 년간 이어온 전통과 단원들의 삶의 터전도 함께 사라질 위기”라며 “국내 유일의 전통 서커스단이 존속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문화계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산/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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