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한 상가에 ‘브랜드 업장’
이용객 몰리자 인근 업주 울상
반경 2㎞내 25곳 ‘폐업 불안감’
팬덤이 두터운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기존 헬스장이 자리한 건물에 들어서면서 지역 상권이 술렁이고 있다. 보디빌더 출신 유명 유튜버의 헬스장이 문을 열어 전국 각지에서 이용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동종업종이 운영 중인 동일건물에 개업하며 경쟁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오후 찾은 수원시 내 한 상가 건물 지하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한 층 전체를 사용하는 대형 웨이트존이 펼쳐졌다. 검은색 톤으로 통일한 공간에 대형 거울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고, 미국·이탈리아·스웨덴 등 해외 브랜드의 플레이트 머신과 파워랙이 줄지어 배치돼 있었다.
해당 센터는 보디빌딩 선수 출신 A씨가 설립한 브랜드 헬스장이다. A씨는 한국인 최초로 미스터 올림피아 본선에 진출한 이력이 있는 한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운동인들 사이에서 팬층이 탄탄하다.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프론트 데스크 앞에는 결제 대기줄이 펼쳐졌다. 구리시에서 왔다는 박준형(22)씨는 “A선수가 오픈했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프라임 기구를 일정 대수 이상 들이면 ‘오피셜’로 지정되는데, 뉴텍이나 짐80 외에 비싼 해외 머신들도 들어왔다고 해서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디빌딩 대회 출전 경험이 있다는 유모(20대)씨는 “단순히 비싼 기구들이 있는 헬스장이 아니라 팬들이 ‘원정 운동’을 와 인증샷을 찍는다. A씨 유튜브 채널에 영상 하나가 올라오면 헬스장마다 그 루틴을 따라 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포화 상태인 지역 헬스 시장에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추가로 진입하면서 인근 업주들 사이에서는 경쟁 심화를 넘어 폐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당 건물의 다른 층에는 기존에 자리를 잡은 타 업체의 헬스장이 있으며, 반경 2㎞ 내에는 25여 곳의 업체가 영업 중이다.
인근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정모(30대)씨는 “기존 업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마치 동네빵집 옆에 성심당이 들어선 꼴”이라며 “통상 같은 건물에 동종 업종을 두 개 두지 않으려는 관행이 있는데, 아무래도 체육시설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헬스장은 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이 러닝 등 대체 운동으로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오히려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팅 경쟁력을 갖춘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추가 진입할 경우 기존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며 “무리한 규모 확장이나 과도한 프로모션보다는 적정 규모를 유지하는 상생의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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