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부평풍물대축제, 전환 필요
‘만만세 퍼레이드’ 시그니처 육성
인천공항 활용 체류형 상품 개발
해외 숏폼 콘텐츠 등 홍보 체계화
올해 30회를 맞이한 부평풍물대축제는 단순히 오래된 축제가 아니다. 한 지역의 전통이 어떻게 도시의 얼굴이 되고, 국가 문화정책과 만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례다. 30년은 연혁의 축적이 아니다. 지역 문화가 켜켜이 쌓이고 시민의 신뢰가 형성된 시간의 기록이다.
부평풍물대축제의 가장 큰 성과는 전통예술을 ‘보존의 대상’이 아닌 ‘현재형 문화’로 전환시킨 데 있다. 부평역에서 부평시장역까지 800m 8차선 도로를 48시간 축제 공간으로 바꾸었다. 그 위를 길놀이와 대동놀이가 가로지르며 도심을 축제의 장으로 전환했다. 풍물은 무대를 넘어 거리와 일상으로 확장되었다. 시민은 관객이 아닌 주체가 되었다. 그렇게 축제는 일회성이 아닌 공동체의 기억으로 남았다. 산업도시 부평을 ‘풍물의 도시’로 바꾼 현장이었다.
이 성과는 국가적 평가로 이어졌다. 부평풍물대축제는 2024~2025에 이어 2026~2027 문화관광축제로 연속 선정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전국 1천200여 축제 중 27개가 선정되었다. 연속 선정은 규모가 아니라 완성도와 지속성, 공공성에 대한 신뢰의 결과다. ‘큰 축제’ 이전에 ‘신뢰받는 축제’임을 증명한 사례다.
제30회는 기념이 아닌 전환이다. 문체부의 글로벌축제 육성 정책은 콘텐츠 경쟁력, 인바운드 관광, 국제 홍보, 수용태세, 조직 역량을 평가한다. 부평풍물대축제는 전통연희의 정체성과 시민참여형 거리축제 구조를 갖추고 있다. K-컬처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지역 대표 글로벌축제로 연결하고 국내외 관광객을 부평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축제를 K-풍물의 세계 플랫폼으로 설계하겠다는 전략이다.
첫째, 콘텐츠의 글로벌화다. 풍물의 원형은 지키되 언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퍼레이드와 넌버벌 공연, 야간 융복합 콘텐츠로 재구성해야 한다. ‘부평 만만세 퍼레이드’를 세계적 시그니처로 육성해야 한다. 외국인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관람형에서 참여형으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둘째, 방문을 체류로 전환하는 구조다.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환승 관광객과 K-컬처 관심층을 겨냥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숙박, 야간 프로그램, 전통시장 소비를 연계한 1박2일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축제가 지역경제로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국제 홍보의 체계화다. 글로벌 숏폼 콘텐츠 제작, 해외 인플루언서 협업, 국제 언론 기획보도, 재외동포 네트워크 활용이 필요하다. 데이터 기반 타깃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축제는 단발성 광고로 완성되지 않는다. 반복 노출과 신뢰 축적이 브랜드를 만든다.
글로벌 축제로 성공한 강원도 화천산천어축제의 사례는 시사점을 준다. 2026년 축제는 23일간 150만 명을 기록했다. 외국인 유치를 위한 해외 언론 전략과 동남아 대상 역발상 마케팅이 성과를 만들었다. 외국인 전용 공간과 통역, 셔틀 운영 등 수용태세를 정비했다. 단일 콘텐츠였던 낚시를 야간 프로그램과 체류형 구조로 확장했다. 자연이 아니라 전략이 성패를 갈랐다.
부평풍물대축제 역시 다르지 않다. 풍물을 단일 장르로 두지 말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설계해야 한다. 외국인 전용 체험존, 다국어 안내, 글로벌 존, 직결 셔틀, 외국인 친화식당 인증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퍼레이드 중심 구조에 야간 콘텐츠와 체류 프로그램을 결합해야 한다. ‘방문→체험→숙박→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
2026년 기반 구축, 2027년 국제 확장, 2028년 글로벌 정착이라는 3개년 로드맵이 필요하다. 글로벌 축제는 한 해의 성과로 완성되지 않는다. 누적된 실행과 신뢰가 브랜드를 만든다.
풍물은 공동체의 리듬이다. 그 리듬이 30년간 부평을 만들었다. 이제 그 리듬을 세계와 나눌 차례다. 전통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현재를 움직이는 힘이다. 제30회 부평풍물대축제가 K-컬처 시대를 대표하는 글로벌축제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서광일 음악학 박사·전통연희단 잔치마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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