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상법·형법개정안 놓고 붙어

국민청원 조차 제때 검토되지 않아

손실금 국가 부담안 여전히 계류

전국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는 법적 기반 마련이 올해도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상법 개정안 등을 두고 열띤 논의를 하는 사이, 도시철도 무임승차 현안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렸다.

25일 인천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 보전 법제화 촉구에 관한 청원의 건’이 계류 중이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0일 전체회의에서 이 안건을 청원심사소위원회로 넘겨 심사하기로 했지만, 관련 소위가 지난 24일 제432회 국회 임시회 제8차 본회의 개회 전까지도 열리지 않았다.

이 안건은 지난해 10~11월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국민 청원을 진행한 결과, 상임위원회 상정 기준(5만명)을 충족해 올라온 건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무임수송 인원이 급증해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재정난이 심화하는 만큼, 국가의 재정 책임을 명시한 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제22대 국회에 도시철도 무임수송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발의된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총 3개다.

국회는 지난 24일 개회한 제8차 본회의를 25일에도 진행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24일 이번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법 개정안’에 반발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면서 안건 처리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24시간 후인 25일 더불어민주당이 무제한 토론 종결의 건을 상정해 표결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형법 개정안’에 다시 필리버스터를 발동하면서, 본회의는 26일에도 열리게 됐다.

이러한 현안에 밀려 도시철도 무임승차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무임수송 제도는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한다며 정부가 마련한 교통복지 정책임에도, 모든 예산은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부담하고 있어 개선 요구가 거세다. 국민 청원에 힘입어 법제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2월9일자 3면 보도)를 모았지만, 청원조차 제때 검토되지 않으면서 관련법 개정안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인천교통공사를 비롯한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안정적으로 법정 무임승차 제도를 운영하려면 국비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기관들은 더 이상 관련 논의가 지연되지 않도록 방안을 찾아 나선 상황이다.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이전 국회에서도 발의됐다가 임기 내 통과하지 못해 폐기되기를 반복한 전례가 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지난 11일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대표자 공동협의회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더 확대하자는 등의 의견이 있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장 후보들에게도 어떤 식으로 현안을 전달할지 고민 중”이라며 “다음 달에도 실무자들이 만나 여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