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600장 SOS’ 한국기자상 수상
납치살인 은폐 의혹 파헤친 연속보도
친밀관계폭력처벌법 발의 이끈 성과
경인일보의 단독·연속 보도 <납치 살인 피해자 ‘600장의 SOS’>가 제57회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다.
한국기자협회(회장·박종현)는 27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제57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에서 경인일보 지역사회부 조수현 기자, 사회부 고건 기자, 인천본사 사회부 정선아 기자에게 한국기자상(지역 취재보도부문)을 수여했다.
한국기자상 심사위원장인 이민규 중앙대 교수는 경인일보 보도에 대해 “지역 언론이 중앙 언론 못지않은 탐사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 권력 감시에 있어 지역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피해자의 절박한 외침이 공권력의 무관심 속에서 묻히며 비극으로 이어졌음을 드러낸 이 보도 이후 관할 경찰서장의 공식 사과, ‘친밀관계폭력처벌법’ 발의 및 ‘사망검토제’ 논의 등 제도 변화를 추동했다는 점에서 지역 저널리즘의 빛나는 성과로 평가된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조수현 기자는 이날 시상식에서 취재팀을 대표해 “앞으로도 친밀한 관계 등에 의해 여성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에 대해 취재하고 기사를 써 내려가겠다”며 “오늘의 기사를 서로 아쉬워하고, 내일을 응원하는 동료들이 있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자는 역사를 기록하는 데서 나아가 검증하는 게 본업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자들이 현장에서 검증하는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고, 그 검증했던 것들은 역사적 기록으로 위대하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일보는 지난해 5월12일 동탄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과거 교제 관계 살인사건과 관련, 사건 한 달 전 피해 여성이 가해 남성의 추가 폭행 등 갖가지 혐의를 담은 600장 이상의 처벌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한 사실과 함께 관련 혐의마다 녹취 등 증거자료까지 덧붙여 경찰에 구속 수사를 호소한 사실을 단독으로 연속 보도했다. 또 유족을 직접 만나 피해자가 겪었던 고통과 삶에 대한 의지를 되짚으며 사건의 맥락을 추적했다.
단순 납치살인극으로 마무리될 뻔했던 사건은 경인일보 보도를 계기로 경찰의 부실 수사와 사건 은폐·축소 의혹으로 국면이 전환됐으며, 관할 경찰서장은 수사 및 피해자 보호에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언론 앞에 공식 사과했다.
조 기자 등은 이에 그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서의 가정폭력 사례 및 강력범죄 전조 증상, 제도적 허점을 끈질기게 보도한 끝에 가정폭력처벌법을 손보는 ‘친밀관계폭력처벌법’과 관련 사망사건의 국가적 대책을 수립하는 내용의 ‘사망검토제’ 등 국회 법안 발의 등을 이끌어 냈다.
다음은 한국기자상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취재보도부문
△MBC 김정우·김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선우-김병기 의원 ‘공천헌금 1억원’ 금품 수수>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조수현·고건·정선아 기자 <납치 살인 피해자 ‘600장의 SOS’>
△제주CBS 고상현·이창준 기자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의혹>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조윤진·주재현 기자 <韓 원전 수출 50년 족쇄>
■기획보도부문
△경향신문 팀 주간경향 <팬덤권력>
△JTBC 이윤석 기자 <죽어가면서도 “충성” 외친 20살 김도현 일병>
■지역 기획보도부문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경기일보·광주일보·영남일보·충청투데이)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광역의회를 바꾸다>
■제16회 조계창 국제보도상
△조선일보 정철환 기자 <러시아 파병 북한군 포로 2명 인터뷰>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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