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쩐의 전쟁’ 그후

 

얻어낸 비용 중 평균 10% 미집행

100억원 받은 이천시 44.5% ‘최고’

해당 핵심 사업들 진행 불발 이유

지원-실제 운영 사이 엇박자 방증

경기도가 31개 시·군으로부터 받은 2023년 특조금 배분 사업 집행 점검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특조금 미집행률은 10.9%(4천297억9천300만원 중 집행잔액 469억1천400만원)다. 사진은 의원들에게 배부된 배지. /경인일보DB
경기도가 31개 시·군으로부터 받은 2023년 특조금 배분 사업 집행 점검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특조금 미집행률은 10.9%(4천297억9천300만원 중 집행잔액 469억1천400만원)다. 사진은 의원들에게 배부된 배지. /경인일보DB

‘범죄의 온상’이 될 만큼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이하 특조금)을 획득하기 위한 ‘쩐의 전쟁’은 매년 치열하게 전개되지만, 막상 이렇게 따낸 비용 중 평균 10%는 쓰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해 동안 획득한 특조금의 절반 가까이를 쓰지 못한 곳마저 있었다. 지원과 실제 운영 사이, 큰 엇박자가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경기도가 31개 시·군으로부터 받은 2023년 특조금 배분 사업 집행 점검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특조금 미집행률은 10.9%(4천297억9천300만원 중 집행잔액 469억1천400만원)다.

미집행률은 시·군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높은 곳은 이천시였다. 2023년 한 해 동안 총 100억원의 특조금을 배분받은 이천시는 지난해까지 집행잔액이 44억4천800만원이었다. 미집행률이 절반에 가까운 44.5%인 것이다.

특조금 지원 대상 핵심 사업들을 진행하지 못해서였다. 당시 이천시는 ‘땅으로 치유하는 경기 마음건강 케어팜’ 사업으로 20억원을 받았지만 한 푼도 집행하지 못했다. ‘이천시 통합보훈회관 건립’ 사업에 배분된 특조금 12억원도 1천600만원을 쓰는 데 그쳤다.

미집행률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은 시흥시였다. 2023년에 139억3천만원의 특조금을 받은 시흥시는 집행잔액이 43억5천700만원으로, 미집행률이 31.3%로 집계됐다. 양달천 하천 개선 사업 명목으로만 그해 9월과 12월 총 20억1천만원을 받았지만 지난 2년간 집행액은 3천700만원에 불과했다. 은계수변공원과 배곧생명공원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사업에도 각각 7억원, 5억3천만원이 배분됐지만 두 사업을 합쳐 900만원을 집행하는데 그쳤다.

의정부시와 안산시의 특조금 미집행률도 각각 25.5%, 22.3%로 높은 축에 속했다. 의정부시는 125억9천400만원 중 32억700만원, 안산시는 172억3천만원 중 38억4천500만원의 집행잔액을 기록했다. 누군가의 부단한 노력 끝에 100억원대 금액을 지원받는데 성공하고도, 결과적으로 무엇을 위한 특조금이었는지 의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모든 시·군이 그렇진 않았다. 의왕시는 그해 지원받는 특조금 87억2천만원 중 86억6천600만원을 집행해 미집행률이 0.6%에 불과했다. 잔액 5천400만원은 시가 자체 사업에 재투자했다. 양주시(0.9%, 85억9천만원 중 집행잔액 8천100만원), 과천시(1%, 61억7천만원 중 집행잔액 6천400만원), 여주시(1.5%, 72억원 중 집행잔액 1억1천100만원)도 미집행률이 비교적 낮았다.

미집행률이 특조금 지원 규모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해 특조금 배정액이 363억5천500만원으로 도내에서 가장 많았던 수원시는 집행잔액 37억6천800만원을 기록해 미집행률이 10.4%였다. 그 다음으로 많은 특조금을 받은 가평군은 262억9천700만원 중 집행잔액이 19억7천만원으로, 미집행률이 7.5%였다.

230억9천만원을 받은 화성시는 집행잔액이 13억1천만원으로 미집행률 5.7%를 기록했다. 이들 시·군의 미집행률은 도 전체 평균(10.9%)보다도 낮았다. 반면 각각 224억1천만원, 210억6천400만원을 지원받았던 고양시와 부천시의 특조금 미집행률은 각각 15.6%, 14.9%로 도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 강기정 차장, 이영지·한규준·김태강 기자(이상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