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예산이 올해 전액 삭감되면서 관련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경기도교육청 사업과의 중복 지원이 주된 이유로 지목됐지만, 전문 강사들이 학교로 찾아가 진행하던 실무 중심 교육이 사라지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2026년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사업에 편성됐던 예산 4억5천만원이 경기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2019년 10억원을 투입해 시작된 이 사업은 그동안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하 평교원)이 전문 강사들과 직접 계약을 맺어 위탁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관련 예산이 사라지면서 경기도는 ‘민주시민교육’ 예산 2억원 중 1억원을 사용해 사업을 이어갔고, 올해는 이마저도 전액 삭감되면서 사업이 완전히 종료됐다.

청소년 노동교육 예산 삭감 배경으로는 유관 기관과의 사업 중복 문제가 꼽힌다. 도교육청 ‘노동인권교육 진흥 조례’가 2024년 개정되면서 직업계 고교의 노동교육 의무 시간이 연 2시간에서 4시간으로 확대됐는데, 이를 계기로 사업 주체가 교육청으로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도교육청 사업과 겹친다는 이유로 지난해 노동교육 예산이 크게 줄었는데, 올해는 경기도 전체 예산이 감소하는 배경과 맞물려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편성됐던 금액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무사 등 전문 강사들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이뤄지던 교육이 사라지면서 실무 중심 교육이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교원은 노동교육 전문 강사(5~10년차) 200여명과 계약을 맺어 학교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왔다. 반면 도교육청은 교사들이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노동 관련 내용을 다룰 수 있도록 관련 연수와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만 지원하고 있다.

박희정 경기도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대표는 “전문 강사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졸업 후 노동현장에 진입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주휴수당 위반 사례를 교육하고, 특성화고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과 부당한 상황에 대한 대처 방법 등을 가르치는 등 전문성이 높았다”며 “조례 개정으로 수업 시수가 늘어난 건 그만큼 중요성이 커졌다는 의미인데, 오히려 교육의 전문성은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특성화고 학생들도 청소년 권리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비판한다. 전국특성화노조 경기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르바이트와 현장실습으로 이미 노동현장에 발을 들인 청소년들에게 노동법과 권리 교육은 삶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예산을 전면 복원하고 학교 내부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