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現 단체장들에 결단 촉구
“단수 공천,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
경기지역 국힘 시장·군수들 반발
“‘현직 프리미엄’ 내던지면 역효과”
지방선거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국민의힘이 지역과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직 시장·군수 등에 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로 뛸 것을 종용하고 있지만, 지역에선 현직 프리미엄마저 포기하면 패색이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3일 SNS를 통해 “지금은 평상시 정치가 아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헌신과 희생이 필요한 시간”이라며 현직 단체장들을 겨냥해 “진지한 용단을 부탁드린다. 더 이른 시점에 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사즉생의 각오로 현장 속으로 들어가주는 것도 적극 고려해달라. 우리는 심사 과정에서 그 진정성과 헌신의 무게를 엄정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안일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단수 공천을 당연하게 기대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6일에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와 헌신이다. 공천 심사 이전에 새로운 인재와 시대를 위해 스스로 길을 열어주는 결단이 가장 큰 책임의 모습”이라며 현직 단체장들의 결단을 에둘러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기지역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 다수는 “현장 분위기를 모르는 소리”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지방선거가 1년 만에 치러지는 점과 맞물려 공천 신청자가 넘쳐나는 등 선거 분위기가 확연히 무르익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은 상대적 인물난을 겪는 추세다.
그나마 경기도 31명의 시장·군수 중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3분의 2에 이르는 22명인 점이 유리한 지점으로 거론되는데, 오히려 현직 프리미엄인 직을 내려놓으라는 요구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은 “국민의힘 소속 시장·군수들 중 초선이 적지 않다. 모두 열심히 해서 당 지지율과 별개로 지역에서의 인지도나 평판이 나쁘지 않다. 그 수고와 노력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단체장 측 관계자도 “공관위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시·군정도 중요해 현실적으로 조기 사퇴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선거 전략으로 보면 무작정 직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들었을 때 행정은 뒷전인 듯한 모습으로 비쳐져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변화만큼 책임도 중요한 것 아닌가.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단체장 측 역시 “작은 시·군들이 아닌, 광역단체장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후보를 정하고 선거 전략을 짤 때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이 위원장 요구대로 조기 사퇴하는 단체장은 매우 드물 것으로 전망된다. 단체장들에 조기 사퇴 의사를 물으니 “그런 계획은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관위원장 메시지는) 단체장이 어느 정당 소속인지 모르는 주민들도 있을텐데, 지역에서 인지도가 제일 높은 현직 시장·군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 운동을 하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전반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나온 메시지인 것 같다”며 “사직을 강요할 수는 없다. 단체장들이 결정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종합·강기정·한규준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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