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 아버지 세조 명복 빌어
남양주 광릉 인근 사찰에 봉안
한국적 문양 더해 독자적 미감
제작 기록 ‘주종기’ 학술 가치
조선시대 동종(銅鐘·구리로 만든 종) 양식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남양주 봉선사 동종(사진)’이 국보로 승격된다.
국가유산청은 4일 남양주 봉선사 동종을 국보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약 63년만의 국보 승격이다.
봉선사 동종은 조선 전기에 제작된 대형 동종으로, 조선 제8대 임금 예종(재위 1468~1469)이 아버지 세조(재위 1455~1468)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조의 능인 광릉 인근에 봉선사를 조성하면서 함께 제작·봉안한 것이다. 청동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이는 약 2.3m에 이른다.
조선 전기 동종 양식을 완성한 대표적 유물로 꼽힌다. 중국 동종의 양식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한국 특유의 문양 요소를 더해 독자적인 미감을 구현했다. 또한 제작 당시 봉안처였던 봉선사 종각에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종의 제작 배경과 제작자 등을 기록한 ‘주종기’(鑄鍾記) 역시 학술 가치가 높다. 주종기는 당대 문장가이자 화가로 이름난 강희맹이 글을 짓고, 정난종이 글씨를 썼다.
국가유산청은 “한국 동종 양식사에서 조선시대 동종의 전형을 완성한 기준작이라는 점에서 국보로 지정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려시대 상감 청자인 ‘청자 상감쌍룡국화문 반’과 조선시대 제작된 초상화 및 보관함을 아우르는 ‘유효걸 초상 및 궤’가 각각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아울러 국가유산청은 2006년 보물로 지정된 ‘윤증 초상 일괄’에 초상 1점과 초상 제작 과정을 기록한 ‘영당기적’(影堂紀蹟) 1점을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및 보물 지정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남양주/이종우·이시은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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