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회 ‘꼼수사직’ 후폭풍

 

연루 시의원 사퇴… 절차 자동소멸

이재식 의장 “처리기간 있어 불가피”

당사자, 도의원 출마 준비 알려져

수원시의회 청사 전경. /경인일보DB
수원시의회 청사 전경. /경인일보DB

수원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청탁금지법 위반 사안에 연루된 시의원에게 제명 다음으로 무거운 ‘정직 30일’ 처분을 의결했지만, 본회의를 이틀 앞두고 사직안이 처리되면서 징계 절차가 자동 소멸됐다. 윤리특위 판단이 또다시 무위(2월25일자 7면 보도)에 그치면서 본회의 직전 사직안을 결재한 의장 책임론과 제도적 허점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직무 관련 금품수수 제명 못해… 수원시의회 ‘윤리특위’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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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가 본회의 단계에서 확정되지 않거나 효력을 잃은 사례(2월24일자 7면 보도)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윤리특위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초의회 특성상 겸직이 허용된 상황에서 징계 수위는 제한적이고 최종 판단은 정치적 표결에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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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A시의원의 사직안이 지난달 27일 접수돼 지난 3일 최종 처리, 선거관리위원회 등 유관기관 통보 절차까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윤리특위는 수원시 하수종말처리장 보수공사 사업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 사안에 연루된 A시의원에게 정직 30일의 징계를 의결한 바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제39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A시의원의 사직 허가 사항에 대한 고지가 이뤄졌다. 당사자가 직을 유지하지 않으면서 윤리특위 징계 안건은 당초 본회의 표결로 징계 여부를 확정해야 했지만 소멸됐다.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시의원은 “윤리 의식이 그야말로 바닥을 친 것”이라며 “비위에 연루돼 징계 요구 중인 공무원들은 법률에 따라 퇴직이 제한되지만 시의원은 이를 막을 아무런 규정이 없다. 상황이 이런데 의장이 징계 의결 대상자를 상대로 사직을 허가한 것은 징계 무력화를 방조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4는 파면·해임·강등·정직에 해당하는 징계 의결이 요구 중인 공무원에 대해 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지방의회 의원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규정이 없어 윤리 문제로 회부된 상황에서도 사퇴를 막을 수단이 전무하다.

의장의 결재 시점도 덩달아 도마에 올랐다. 수원시의회 기본조례 제30조는 폐회 중 사직의 경우 표결 없이 의장이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시의원의 사직안은 본회의 이틀 전 처리됐다. 규정상 가능한 행위라 하더라도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결재를 미룰 수도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이재식 수원시의회 의장은 “사직안이 올라왔고 처리 기간이 있으니 처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국회도 본인이 사표를 먼저 내버리면 무용지물이 되기에 어쩔 수가 없는 것”이라며 “윤리특위와 사직 처리는 결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윤리특위 징계 회피 의혹 등에 대해 A시의원은 본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시의원직 사직 후 현재 경기도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