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장 선거에서 ‘보수 진영의 연합’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앙당 상황과 별개로 인천만이라도 선거 승리를 위해 보수 진영이 결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논의가 진전을 보인다면 인천시장을 시작으로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 인천 다른 선거로도 확장할 수 있는데, 성사 가능성을 두고는 지역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인천만이라도’… 돌파구 찾는 인천 보수 진영
인천시장 선거에서 보수 진영의 연합은 현역 유정복 인천시장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예비후보를 낸 개혁신당과의 연합을 뜻한다. 현재 개혁신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로는 이기붕 인천시당위원장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 가능성은 지난 5일 진행된 유 시장과 인천시 출입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유 시장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당시 유 시장은 출판기념회를 마친 소감을 밝히며 “보수 대통합을 위해 교집합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 기꺼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보수 진영 연합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3월6일자 1면 보도)
이를 계기로 유 시장과 이 위원장의 단일화 가능성을 짚는 보도가 나오자 이 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 시장과의) 단일화 논의는 단 한 번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단일화 이슈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연일 벌어지는 등 보수 진영에 불리함이 감지되자, 인천만이라도 연대해 돌파구를 찾자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보수 진영이 힘을 모을 뿐 아니라, 단일화 과정과 합의가 선거 기간 인천시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가보지 않은 길, 중앙당 갈등도 걸림돌
다만 인천 보수 진영 단일화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그동안 선거에서 유리한 상황이었든 불리한 상황이었든, 보수 단일화는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에선 유 시장을 제외하고 보수 정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고, 제7회 지방선거에선 단일화 없이 당시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가 완주했다.
다른 선거도 마찬가지다. 진보 진영의 경우 불리했던 제5회 지방선거 당시 남동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배진교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서 한나라당 최병덕 후보를 꺾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정권 심판’을 목표로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이 단일화한 사례가 있다. 반면 보수 정당 간 연대가 실현된 적은 아직 없다. 지방선거가 9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대 방식이나 범위 등을 논의해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연대 경험이 없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앙당 간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중앙에서 크게 갈등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의 등 자리에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공개적인 비판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확실히 절연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자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장동혁 대표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5일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처음에는 보수 연대에 대해 논의할 의향을 내비쳤던 이기붕 위원장이 다시 ‘생각 없다’고 번복한 데는 이러한 중앙당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크다.
보수 위기 공감대… 극적 연대 가능성도 무시 못 해
그럼에도 일각에선 지방선거 직전 인천에서만이라도 ‘극적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앙당 상황에 끌려가기에는 인천 보수 진영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박찬대(연수갑) 국회의원을 인천시장 후보자로 단수 공천하기 전에 실시한 양자 가상대결 여론조사(2월24일자 1면 보도)에서도 유 시장이 오차 범위 밖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보수 진영에겐 위기에서 벗어날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정복 시장 측은 “솔직히 아쉬운 쪽은 우리다. 중앙당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좋은데 아직 이에 대한 중앙당 차원에서의 논의나 진행은 더디다”면서 “어느 한 쪽으로 권력이 쏠리는 것은 좋지 않다. 나라를 함께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역 연대는 가능하리라고 본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덧셈의 정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유 시장은 지난 4일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중앙에서 국민의힘과 각을 세우는 이준석 대표가 이 자리에 영상 축사를 보내왔다. 당시 이 대표는 “유 시장은 제가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함께 고민하고 미래를 설계했던 동지 중의 동지”라며 “이제껏 그래 왔듯 유 시장의 앞길을 응원하고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지지했다.
원로 정치학자 김용호 전 인하대 교수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모두 단일화나 연대 없이는 ‘필패’라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은 중앙당이 갈등하고 있어 본격적인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단일화 노력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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