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 20%↑… 휘발유에 가격 역전

어업용 면세유 상승… 생계 지장

李 대통령 “금융·재정지원” 주문

중동 사태 영향으로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길 한쪽에 주차된 대형화물차. 2026.3.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중동 사태 영향으로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길 한쪽에 주차된 대형화물차. 2026.3.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중동 사태 영향으로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운송·물류 업계와 인천 앞바다 도서 지역 어민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인천 지역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1ℓ당 1천950.10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인 지난달 27일 1ℓ당 1천621원에서 약 열흘 만에 20% 넘게 뛰었다.

국내 경유 가격은 화물 수송용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점이 고려돼 휘발유 대비 세금 부과가 적어 저렴했지만 최근에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인천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도 1ℓ당 1천693원에서 1천900.46원으로 올랐다.

경유 가격 상승은 인천 화물업계에 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지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인천지역본부장은 “이틀에 한 번 꼴로 300ℓ 정도씩 주유하면 기름값이 전보다 10만원 이상 더 나온다. 한 달로 치면 80만~100만원이 더 드는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가면 이미 기름이 소진돼 없는 경우도 많아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곳에서 주유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동 사태 영향으로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길 한쪽에 주차된 대형화물차. 2026.3.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중동 사태 영향으로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길 한쪽에 주차된 대형화물차. 2026.3.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선박 연료로 경유를 사용하는 어민들 역시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업용 면세유는 월 단위로 가격이 책정된다. 이달 어업용 면세유 가격은 이미 정해져 있어 당장은 중동 사태로 인한 가격 상승이 반영돼 있지 않지만, 유가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경우 4월부터는 생계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는 게 어민들의 우려다.

박덕신 인천자망협회장은 “중동 사태가 있기 전에도 어업용 면세유 가격은 2월 말 드럼(200ℓ) 당 16만원대에서 이달 18만5천원대로 올라있었다”며 “이대로 가다간 4월엔 드럼 당 2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60여t 규모 선박의 경우 한 번 바다에 나갈 때 150 드럼을 싣고 가고, 운반선은 매일 10드럼씩 소요된다”며 “매달 기름값 수백만원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이라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유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화물운송, 택배, 배달, 하우스 농가처럼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석유 최고가격제 집행, 에너지 세제 조정과 소비자 직접 지원을 포함해 추가적인 금융·재정 지원도 속도감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