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발칵 뒤집어졌다.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 때문이다.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이 발단이 됐다. 10일 방송에서 한 전직 방송기자가 “정부 고위관계자가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난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취소 해줘라’라는 뜻을 고위검사 다수에게 전달했다”고 밝히며 단호하게 “팩트”라 했다. 고위관계자의 정체를 “누가 봐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목했다. 그 정도 인물이면 대중들도 짐작할 수 있다.

대통령이 측근을 내세워 중단된 자신의 재판을 없애려 했다는 폭로다. 공소청의 수사지휘권을 놓고 대통령과 민주당 강경파가 신경전을 벌였던 참이다. 수사지휘권 유지에 우호적인 대통령의 입장이 공소취소 거래용으로 추악해졌다. 김어준 방송의 폭로는 대통령을 저격하고, 여당 강경파의 노선을 인증하는 모양새가 됐다.

전조가 있었다. 친명 세력은 정청래 당 대표의 1인1표제를 좌절시킨데 이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느슨했던 친명, 친청계의 경계가 살벌해졌다. 친명계는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으로 울타리를 쳤다. 대중적 반발을 각오하고 대통령 공소취소를 합창할 정도는 돼야 친명이라는 기준을 세운 것이다. 유시민씨는 김어준 방송에서 ‘미친 짓’이라 비판했다.

공소청법안을 놓고 대통령과 당내 강경파의 갈등이 깊어졌다. 대통령은 최소한의 보완수사권 보장을 설득했다. “집권여당이 됐다고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수 없다”고 했다. 추미애,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들은 법전과 행정에서 검찰을 아예 삭제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대통령의 중도진보 노선과 법사위원들의 강경진보 노선의 충돌로 비화된 것이다. 김어준이 대통령의 “객관 강박증”을 지적했다. 대통령의 신중한 국정운영을 칭찬한 듯하지만, 좌고우면하지 말라는 딴지로도 들렸다.

정부·여당의 당권투쟁과 노선갈등이 선을 넘었다. 투쟁과 갈등의 주도권을 위해 중단된 대통령의 재판을 거론하니 그렇다. 국가와 국민을 미래로 인도해야 할 대통령을 재판받는 장면으로 회귀시키는 당권투쟁과 노선갈등은 맹목적이다. 그 바람에 사실 규명을 피할 수 없는 엄청난 폭로가 터졌다. 우려했던 견제 없는 권력의 자충수다. 국민의힘의 갈등은 깊어봐야 보수정당의 운명을 가를 뿐이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갈등은 국가와 민생을 흔든다. 예사롭지 않은 사태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