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인천항 중고차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항만 적체가 심해지면서 공(空)컨테이너 회수가 막히고 해상 운임이 치솟으면서 이미 계약한 물량조차 제때 선적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40피트 공컨테이너 가격은 전쟁 이전 1천550달러 수준에서 2천달러를 넘어섰고, 중동 노선 운임도 일주일 새 72.3% 급등했다. 송도 중고차 수출단지도 중고차 발이 묶였다. 중동 전쟁이 인천 항만과 지역 수출업체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다.
당장 물류비와 유동성 충격을 줄이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3월 11일 범정부 합동 수출 지원체계를 가동하며, 중동 리스크 노출 기업에 대해 긴급 물류 바우처, 반송비·우회 운송비·전쟁위험 할증료·현지 지체료까지 포함한 수출 바우처 확대, 정책금융 유동성 지원을 발표했다. 인천시는 항만공사·상공회의소·무역협회와 함께 중고차 수출업체를 별도 업종군으로 묶어 일괄 신청 창구를 열고, 선적 지연·반송·보관 비용을 신속히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기회에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구조적 문제도 돌아봐야 한다. 지난해 인천항 중고차 수출은 62만7천622대로 역대 최대였지만, 전국 점유율은 71.1%로 2020년 89.5%에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물량은 늘었지만 경쟁력은 떨어져 왔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 운송의 81.9%가 컨테이너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공컨테이너 회수가 흔들리면 산업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선사와 협의하여 공컨테이너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송도 중고차 수출단지는 이미 비포장 50만㎡ 부지에 676개 업체가 몰려 있어, 적치 차량만 2만대 가량이었다. 최근 2년여간 일대 주정차 위반 단속 건수도 1만9천727대에 달했다. 평소에도 포화 상태였던 구조적 요인 위에 전쟁 충격이 더해져 병목이 곧바로 ‘대란’으로 번진 것이다. 송도 중고차 야적장 과밀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오토밸리를 재설계하여 수출단지를 현대화해야 한다.
위기는 오래 방치된 취약성이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다. 단기적으로 정부 지원을 신속히 현장에 연결해 업체를 살리는 일이 급하지만 컨테이너 병목을 줄이는 항만운영 대책도 세워야 한다. 중고차 수출 마케팅 범위를 중앙아시아, 동남아, 아프리카로 넓혀 시장 구조를 다변화하는 정책도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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