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재룡이 음주운전에 또 적발됐다. 이번이 세 번째다. 대중의 시선이 차가운 건 당연하다. 음주운전 논란은 이재룡이 최근 출연한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으로 번졌다. 진행자 신동엽이 초대 손님과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콘텐츠다. 구독자 208만명을 보유하고 조회수도 100만을 거뜬히 넘기는 인기 채널이다. ‘공평하게 원샷→만취’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재룡은 배우 안재욱, 윤다훈, 성지루와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자타공인 애주가 이재룡은 손수 테킬라까지 들고 나왔다. 안재욱이 “이제는 술에서 좀 빠져나와야 될 때 아니냐”고 하자 이재룡은 “그래도 아직까지는”이라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술부심은 무용담으로 그쳤어야 했다. 핸들을 잡는 순간, 변명의 여지는 사라진다.
문제는 단순히 한 배우의 일탈이 아니다. 새삼스럽지도 않은 ‘술방’이지만, 해당 영상 출연진 중 음주운전 전력자가 둘이나 됐다는 점이다. 이재룡은 2003년 음주운전 사고로 면허가 취소됐다. 2019년에는 만취 상태로 볼링장 입간판을 파손시켰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안재욱 역시 2003년과 2019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음주 전력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술잔을 치켜드는 장면은 단순한 예능으로 소비되기엔 불편한 구석이 있다. 해당 영상은 결국 삭제됐지만, 과거 음주운전 기록까지 지워지진 않는다.
유튜브 ‘술방’은 이미 하나의 장르로 굳었다. 유명 연예인이 “원샷”을 외치고 취기가 오를수록 조회수도 덩달아 오른다. 하지만 이면은 가볍지 않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해 유튜브 술방 영상 상위 100개를 모니터링한 결과, 99개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폭음과 욕설, 음담패설이 여과 없이 흘러나오지만 청소년 접근 제한 조치는 거의 없다. 연령 제한이나 음주 경고 문구를 표시한 영상은 단 4편에 불과했다.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면허정지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강화됐다. 지난해 6월부터는 술을 더 마셔 단속을 피하는 ‘술타기’ 수법도 별도의 범죄로 엄벌하고 있다. 법은 점점 단호하고 엄격해지는데, 유튜브 속 영상은 여전히 ‘한잔 더’를 권한다. 제도와 콘텐츠가 정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셈이다. 이제 술 권하는 영상에도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다. 음주운전에 베풀 관용은 없다. 음주를 미화하는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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