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생활폐기물 처리업체 노조

타지역과 격차에 ‘임금’ 쟁점 전망

區, 사용자성 판단 관계기관 의뢰

인천 연수구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처음으로 구청이 맡긴 업무를 수행하는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을 요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을 요구받은 첫 사례로 타 지자체도 이번 사안의 처리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인천본부(인천일반노조)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난 10일 연수구에 팩스로 교섭 요구서를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인천일반노조에는 연수구에서 발생하는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수거·처리하는 업체 3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10여명이 소속돼 있다. 연수구뿐 아니라 지자체는 이처럼 다양한 업무를 계약에 의해 외부 업체에 위탁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교섭 의사를 가지고 법적 절차에 따라 교섭 요구 당일 즉시 그 사실을 공고한 지자체 소속 원청 사업장은 부산교통공사와 경기도 화성시 등이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어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사용자라고 판단해 노동자와 단체교섭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인천일반노조가 요구한 이번 교섭에서는 ‘임금’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연수구 생활폐기물 업체 노동자 임금이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타 지역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인천일반노조 김종수 사무국장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연봉이 1천만~1천5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구에서 폐기물 수거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일반노조 소속 노동자 사이에서도 업체에 따라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이들은 각각 속한 업체와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구청장과 교섭을 진행한다면 협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수구 청소행정과는 연수구청장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관계기관에 의뢰했다. 이에 대한 결과를 업무 처리에 참고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지자체가 다양한 영역에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관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자체가 발주하는 건설 부문과 위·수탁 업무 등이 해당된다.

인천시 노동정책과 김창현 노사협력팀장은 “어떤 업무로 어떤 분쟁이 발생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역 노동단체와 만나 동향을 파악하고 여러 지자체의 사례 등을 지켜보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각 지자체는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 대응 방향을 뚜렷하게 정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마련한 노란봉투법 교육에는 인천시와 김포·부천시 등 기초단체 담당자 대부분이 참여했다.

중부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제도가 안정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단시간에 정착되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스가 축적되면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