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혁신 추진, 더는 어렵다고 판단”
대구·부산 등 텃발 경선방식 놓고 이견
張·吳 노선문제 갈등도 원인으로 지목
정희용 사무총장 “찾아뵙고 모셔올 것”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했다. 당 노선 문제와 관련해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린 결정이어서 국민의힘의 6·3지방선거 전열에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언론에 공지한 사퇴의 변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 했다”며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사퇴는 지난달 12일 임명된 지 29일 만이며, 공관위가 공식 출범한 날로부터는 22일 만이다.
이 위원장은 대구와 부산시장 후보 경선방식 등에 대한 당 지도부 및 일부 공관위원들과의 이견 때문에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위원장은 보수 지지세가 강한 이들 지역에 대해 오디션을 비롯해 ‘변화와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식의 공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당연직 공관위원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공관위 회의 말미에 대구, 부산 경선 방식에 대해 이 위원장이 생각하는 방향과 공관위원들 간에 약간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공관위원도 “대구, 부산 공천과 관련해 어제 지도부와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 공관위원들에게 그럴 수 있다고 말했는데 진짜 사퇴할 줄은 몰랐다”며 “거취 표명으로 지도부에 요청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오 시장 간 당 노선 문제를 놓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도 사퇴에 영향을 준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 공관위는 전날 오 시장이 장 대표의 ‘절윤 결의문’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며 추가 공천 접수에도 응하지 않자 저녁에 회의를 열어 이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전날 저녁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에게 ‘서울 공천 추가 접수’ 여부에 대해 “제로 상태(원점)에서 새롭게 논의할 것”이라며 추가 접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사무총장은 “(어제 회의에서) 서울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면서도 ‘이 위원장이 서울시장 문제로 사퇴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자세한 사안은 이 위원장 본인께 여쭤봐야 한다.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답했다.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이 위원장을 설득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이 공관위원장을 찾아뵙고 모셔 와야죠”라고 말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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