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28일 안세영이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와 경기를 하고 있다. 2025.9.28 /연합뉴스
지난해 9월28일 안세영이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와 경기를 하고 있다. 2025.9.28 /연합뉴스

스포츠 세계에선 항상 경쟁자(라이벌)가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서로 경기때마다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승패가 갈릴 때마다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때문이다.

혼자 우승을 독식한다면 그만큼 실력은 그대로 머물 것이고, 김 빠진 대회가 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여자 배드민턴 여왕’ 안세영이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 왕즈이에게 패했다. 이날 패배로 안세영은 공식전 36경기 연속 무패가 멈췄고, 8개 대회 연속 우승도 좌절됐다.

그동안 안세영이 우승을 독식하면서 일부에선 경쟁자들이 없어졌다고 했지만, 중국 언론은 이번 대결에서 천위페이가 승리하자 ‘무적은 없다’라면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안세영의 이미지를 깎아 내렸다.

그러나 안세영은 잠시 쉬어갔을 뿐 남은 대회에서도 우승 독식을 이어갈 것이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연봉에 따라 성적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겠지만, 꼴찌가 1등을 꺾는 이변도 연출되면서 또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스포츠 세계에선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것이 진리일 게다.

안산 경일고 여자 배구부 초대 멤버와 유지혜 감독, 김사니 전임 코치. 2026.3.10 /이영선기자 zero@kyeongion.com
안산 경일고 여자 배구부 초대 멤버와 유지혜 감독, 김사니 전임 코치. 2026.3.10 /이영선기자 zero@kyeongion.com

얼마전 안산 경일고 여자 배구부가 창단했다. 안산시는 한국 여자 배구 유망주를 길러낸 도시로 ‘배구여제’ 김연경을 비롯해 황연주, 김수지 등 걸출한 국가대표를 배출한 곳이다.

안산에는 과거 원곡고가 배구부를 창단하면서 안산서초-원곡중과의 선수 연계 체계가 잘 이뤄졌지만, 2019년 해체되면서 타 시·도로 선수들이 전학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다행히 수원 한봄고(전 한일전산여고)가 유망주들을 연계해 육성해왔지만, 안산시로서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시점에 경일고 배구부가 창단돼 선수 연계 체계가 더욱 굳건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일부에선 경일고 배구부의 창단으로 그동안 경기도 대표를 독점한 한봄고의 전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도내에는 여고부 배구팀이 한봄고밖에 없어 늘 경기도 대표로는 한봄고가 선발됐다.

또 한봄고에 도내 유망주들이 대거 진학하면서 전력이 탄탄해져 전국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한봄고는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유망주들을 무수히 배출해냈다. 한국 여자배구의 기반을 다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5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여자 고등부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수원 한봄고 선수단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4 /한봄고 제공
‘2025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여자 고등부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수원 한봄고 선수단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4 /한봄고 제공
안산 경일고등학교가 10일 학교 송호기념관(체육관)에서 경일고 여자 배구부 창단식을 열고 배구부의 시작을 알렸다. 2026.3.10 /이영선기자 zeo@kyeongin.com
안산 경일고등학교가 10일 학교 송호기념관(체육관)에서 경일고 여자 배구부 창단식을 열고 배구부의 시작을 알렸다. 2026.3.10 /이영선기자 zeo@kyeongin.com

하지만 경일고가 창단됐다고 해서 전력이 약화되는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일고와 한봄고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며 라이벌 의식을 갖는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원시는 물론 안산시 모두 배구 도시로 다시 한 번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쟁팀이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우승을 혼자 독식하기보다는 경쟁팀과의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어서다.

또 고교팀이 늘어남에 따라 초·중 유망주들의 선택지도 넓어졌다는 점에서 경기도 배구가 더욱 공고히 다져질 수도 있다.

요즘처럼 엘리트 운동부 창단이 어려운 시점에서 경일고 배구부 창단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엘리트 운동부가 창단돼 한국 스포츠의 산실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림픽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더 많이 배출됐으면 한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