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느린 구동 속도’ 점검 의뢰
업체 직원 ‘특수절도 혐의’ 警 고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증하자 전산장비 유지보수 업체 직원이 학교 컴퓨터에 납품된 메모리 카드 등을 가격이 낮은 저사양 제품으로 바꿔치기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확인됐다.
15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교육청은 전 전산장비 유지보수 업체 직원 A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인천 남동구와 부평구 지역 7개 학교가 사용 중인 컴퓨터에서 고가 메모리 반도체를 빼낸 뒤 저사양 제품으로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해당 학교에 유지보수를 위해 찾아간 뒤 210여대의 컴퓨터에서 7천만원 상당의 메모리 카드 등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AI(인공지능) 산업이 확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수요 증가로 급등했다. A씨는 차익을 남기기 위해 학교에서 고사양 메모리를 훔치고 가격이 낮은 저사양 제품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A씨의 절도 행각은 저사양의 메모리로 교체된 컴퓨터의 구동 속도가 느려지면서 발각됐다. 컴퓨터 성능이 떨어진 것을 수상하게 여긴 학교 교사들이 업체에 의뢰해 점검을 진행한 결과 납품받은 메모리보다 낮은 사양 제품이 탑재돼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A씨가 소속된 전산장비 유지보수 업체 B사는 그를 해고했으며, 7개 학교에 대해 피해 복구를 진행 중이다.
B사는 인천시교육청이 학교행정 업무 경감 등을 위해 마련한 ‘통합 유지보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업체다. 이 프로그램은 인천시교육청이 업체와 계약을 맺은 뒤, 컴퓨터 등 전산장비 유지보수를 원하는 학교에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B사는 다른 3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해 3월 인천시교육청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인천시교육청 통합 유지보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는 360여개, 올해는 390여개에 달한다. 이 학교들은 B사를 포함한 4개 업체가 전산장비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B사 등의 협력업체들도 일부 학교를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참여 학교는 자체적으로 개별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추가 피해 여부를 살피기 위해 전수조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정보지원과 관계자는 “추가 피해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B사를 포함해 통합 유지보수 프로그램 참여 업체들에 자체 점검 등을 요구했다”며 “이와 별도로 다음달 교육청 주도로 전수조사를 하고, B사에 대해서는 피해 복구와 별도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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