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고차 수출 물량이 감소할 조짐이 있었는데도 인천시와 항만 당국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최근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업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인천항 중고차 수출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현장에서는 수출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사실상 전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되는 중고차의 80% 이상은 인천항을 통해 해외로 운반됐다. 2020년에는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의 89.5%가 인천항에서 처리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천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전체 중고차 수출 가운데 인천항 비중이 전년보다 5.4%P 하락한 71.1%로 집계됐다.
중고차 수출 산업을 둘러싼 대외적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리아·요르단·러시아 등 주요 수출국들이 자동차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물량이 줄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집계에 따르면 인천항 중고차 수출 물량은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변화 속에서도 인천지역 중고차 수출 인프라 확충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차 수출 인프라 부족은 수년째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 무산 이후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부산항과 평택·당진항 등 다른 항만들은 중고차 수출 관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항의 점유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인천시와 항만 당국이 지금처럼 대응하면 물량 이탈 가능성도 높다. 최근 10년 동안 중고차 수출은 인천항의 대표적인 수출 화물로 자리 잡았다. 전국 물량의 70% 이상을 처리하는 산업임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물류 기반은 충분히 구축되지 못했다.
인천시와 항만 당국은 중고차 수출 산업을 지역 경제의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실질적인 인프라 확충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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