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을 적신 타향의 땀… 농촌 일손 가뭄에 물꼬
지자체들, 현장에 맞게 제도 손질
필요한 시기 인력 고정 활용 강점
道, 올해 6730명 배정… 28% 증가
포천시 영중면에서 시금치·얼갈이배추 등 엽채류 하우스(50동가량)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65)씨는 지난 5일 캄보디아에서 입국한 계절노동자 4명과 함께 올 한해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들 4명은 모두 지난해 김씨와 계약을 맺어 이 농장에서 최장 8개월씩 일했다. 휴식기를 보낸 뒤 이번 농번기를 앞두고 하나도 빠짐없이 돌아온 것이다. 김씨는 ‘마음이 맞고’ 일터를 경험한 이들 덕에 홀가분한 기분으로 풍작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됐다.
김씨가 이렇듯 안정적으로 농가 인력을 확보한 건 불과 3년 전부터의 일이다. 정부가 농가별 계절수요에 맞춰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계절근로자’(E-8 비자) 제도를 2015년 도입했지만, 체류기간이 최장 5개월밖에 되지 않는 등 당시 현장과 제도 사이 괴리감이 컸다.
김씨는 “E-8 비자가 생긴 이후에도 계약을 한 동남아 인력이 현지 조율 문제 등 이유로 갑자기 취소돼 낭패를 봤던 적도 있고, 기간이 너무 짧은 것에도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기간도 늘고 제도를 운영하는 시군에서도 노하우가 생겼는지 이제 신청인원을 원활하게 배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10년 전 도입한 계절근로자 제도가 차차 농가에 단비가 되고 있다.
경기도와 도내 시군에 따르면 올해 도에 해당 제도로 배정된 외국인 노동자는 총 6천730명으로, 지난해(5천258명)에 비해 28%가량 늘었다.
이 제도는 크게 농가가 시군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인력을 공급받는 ‘농가형’과 시군이 농협 등 기관에 위탁해 운영하는 ‘공공형’으로 나뉘는데, 도에서는 대다수 농가형으로 수급되며 31개 시군 가운데 20곳이 현재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노동자 배정 시군별로 봐도 증가세는 뚜렷하다. 올해 도내에서 가장 많은 계절노동자를 배정받은 여주시(1천830명)뿐 아니라 양주시(750명), 포천시(457명) 등 농촌 인구가 많은 지역 사이에서 많게는 전년도에 비해 2배 넘게 큰 폭 증가한 곳도 있다.
양평군에서 4년째 계절노동자를 고용해 농가를 운영하는 박모(54)씨도 제도의 효용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 박씨는 비교적 젊은 인력을 필요한 시기에 고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제도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과거 농촌에 일할 사람이 너무 없다 보니 농가 특성, 선호와 별개로 하루하루 인력을 힘들게 끌어쓰고는 했다”면서도 “(제도 시행으로) 바쁜 시기를 정해 인력을 구할 수 있고, 운영 시군에 개선사항을 요청할 수 있으니 농가 운영도 꽤나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 표 참조·관련기사 3면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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