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넘게 반복되지만… “정권상관 없는 계획·예산 확보를”

 

2010년부터 재개발 주요 내세워

7월 행정체계 개편에 현안 즐비

“인프라 등 신도시 연계 아쉬워”

14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주거단지. 이곳은 신도시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주차난 등이 심각하다. ‘구도심 활성화’ ‘균형발전’은 역대 인천시장 선거에서 매번 등장했지만 구도심 주민들의 공약이행 체감도는 낮다. 2026.3.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4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주거단지. 이곳은 신도시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주차난 등이 심각하다. ‘구도심 활성화’ ‘균형발전’은 역대 인천시장 선거에서 매번 등장했지만 구도심 주민들의 공약이행 체감도는 낮다. 2026.3.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 원내정당이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를 확정지었다. 거대양당 소속 주자들이 후보 등록을 마치면 선거전이 본격화된다. 민선 5기 이후 연임에 성공한 인천시장은 없었다. 스윙보터 즉 유동 투표층이 많은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공약 민감도’가 높은 곳으로도 해석된다. 경인일보는 역대 시장선거 공약 중 공통분모를 뽑아 유권자·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분석한다. 선거마다 등장한 공약은 인천의 난제이면서, 누가 시장이 되든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 관련기사 3면·편집자 주

인천 동구 토박이 차호진(75)씨는 청년시절 사람들로 붐볐던 동네의 주민들이 하나둘씩 신도시로 빠져나가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1970~80년대는 주안으로, 90년대는 연수지구로, 2000년대에는 송도·청라로 사람들이 집을 옮겼다. “지금은 밥 한 끼 먹으려 해도 마땅히 갈 곳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그는 동구를 비롯한 인천 구도심의 침체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닌 점, 그리고 정치인들의 공약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차씨는 “인천시가 추진한 여러 개발 계획에 따른 정책의 결과가 현재 동구의 모습”이라며 “도시의 양극화, 부익부 빈익빈이 선거를 통해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좋은 계획과 의지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한 인천 신도시의 성장은 한편으로 구도심 침체로 이어졌다. 급격히 성장하는 신도시로 구도심의 인구와 상권이 유출되면서, 인천은 성장이 멈춘 구도심을 되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은 상황이다. 역대 인천시장 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구도심 균형발전’이 쉽게 풀리지 않은 인천의 숙제임을 가늠할 수 있다.

민선5기 지방선거가 치러진 2010년부터 주요 인천시장 후보들은 이미 구도심 활성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당시 현역 인천시장으로서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안상수 후보는 인천 구도심 개발에 5조원 투자 등 ‘구도심 재창조’를, 범여권 단일 후보로 나섰던 송영길 후보는 ‘시장 직속 재개발 추진기획단 설치’ 등 구도심 재개발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놨다.

민선6기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현역)와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 민선7기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현역)와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역시 구도심 맞춤형 발전 등을 공약으로 내놓으며 선거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민선8기 지방선거에서도 현역이었던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는 ‘인천 동네마다 랜드마크’ 조성을 약속했고,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너도 나도 이사오고 싶은 뉴(New) 원도심’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인천시장 후보들의 구도심 활성화 공약이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인천시가 오는 7월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앞두고 중구 구도심과 동구가 통합 신설되는 제물포구, 청라국제도시가 홀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검단신도시도 검단구로 분리 신설되는 서해구 등 구도심 현안이 즐비하다. 눈에 띄는 구도심 활성화 성과 없이 16년 넘게 반복되기만 하는 공약에 이곳 주민들은 점차 지쳐가는 실정이다.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인천 서구 구도심에 거주하는 청년 정모(37)씨는 “어릴 때와 지금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대형 인프라 유치, 광역 교통망 구축 등 소식이 많지만 대부분 신도시와 연계된 것들인 점이 아쉽다. 정씨는 “인천시가 신도시 현안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구도심 발전은 밀려난 것이 아닌가 생각마저 든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공약이 나올 텐데, 꼭 지켜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구도심 재생과 지역 간 격차 해소는 인천뿐 아니라 전국적 현상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인천시 입장에서 해법찾기가 난망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지방 정권’의 교체와 무관하게 꾸준히 이어지는 핵심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전찬기 인천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는 “20년 전부터 구도심의 부족한 생활 인프라나 교통망, 하다못해 주차장 부족 문제조차도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도시가 발전할수록 구도심은 각종 자원 유출로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며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뒤집히지 않는, 인천만의 확실한 구도심 활성화 계획과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연·김성호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