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넘어 미래형 산단으로 양주 산업의 판도가 바뀐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망 기업들이 지금 양주시로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이를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주변 여건에 민감한 첨단기업들이 발을 들이기엔 여러모로 사업 환경이 척박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최근 국내 제조업계 중견기업들이 양주에 생산기지를 짓겠다며 잇따라 손을 내미는 상황이다. 중요한 건 단순히 공장 하나를 더 짓겠다는 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을 보고 장기적인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북부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확보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는 투자 전략으로 읽힌다. 이처럼 기업들이 생각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는 양주 지역의 산업 환경이다. 부지 조성이 한창인 경기양주테크노밸리와 은남일반산업단지(이하 은남산단)는 경기도와 양주시가 전폭적으로 밀고 있는 미래형 산업단지로, 낙후된 전통 제조업에 멈춰 있는 경기 북부지역의 산업 시계를 다시 뛰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산단의 성공은 지역의 지속성장 가능성과 직결돼 있어 시민들의 관심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양주 올해·은남 내년 준공 목표 공사중

전자·의료·전기·문화산업 등 업종 품어

세계적 계량기업 카스·다이소 유치 성공

대기업 등 선도기업 확보로 영세화 탈출

 

수도권 순환고속도, 전철 1·7호선 통과

코트라·경과원 등 기업 공공기관 포진

인근 역세권 개발 1만명 거주도시 조성

강수현 시장 “도시의 지속성장 원동력”

■ 산업의 판을 뒤엎다

경기 북부지역 산업계의 큰 관심 속에 지난 2023년 12월 경기양주테크노밸리 착공식이 열렸다. /양주시 제공
경기 북부지역 산업계의 큰 관심 속에 지난 2023년 12월 경기양주테크노밸리 착공식이 열렸다. /양주시 제공

양주에는 현재 동서로 대규모 산단이 동시에 조성되고 있다. 동쪽에는 경기양주테크노밸리, 서쪽에는 은남산단이 각각 올해와 내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 현장에는 건설장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은남산단의 규모는 99만2천㎡로, 21만8천㎡에 달하는 경기양주테크노밸리보다 4배 이상 크다.

유치 업종을 보면 이 두 산단은 기존의 양주 지역 주력 산업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그간 섬유산업이 지역 생산력을 지탱해 왔다면 이들 산업단지는 전자, 의료, 전기, 기계, 문화산업, 정보통신산업, 지식산업 등 상당히 다양한 업종을 품을 예정이다. 산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앞으로 이들 업종이 지역의 생산을 주도하게 돼 지역 산업의 판도가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 산단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선도기업(앵커기업)으로 유치하고 있어 그간 양주 지역 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영세성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기업의 영세성으로 인한 불안정한 산업구조가 안정적인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를 맞은 셈이다.

이런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양주시는 분양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최근엔 세계적 계량시스템 기업인 카스에 이어 LED 광반도체 설루션 기업 인터원과 잇달아 경기양주테크노밸리 산업용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유치에 성공했다. 앞서 은남산단에는 국내 최대 생활용품 유통업체인 ‘다이소’를 유치하며 선도기업 확보에 포문을 열었다. 준공 전까지 이들 산단에는 다양한 유망업종의 선도기업 유치가 이어질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 달라지는 산업환경

양주 은남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양주 서부지역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곳은 내년께 완공이 목표다. /양주시 제공
양주 은남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양주 서부지역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곳은 내년께 완공이 목표다. /양주시 제공

선도기업들이 과거엔 외면했던 양주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기업 활동을 좌우하는 각종 산업기반이 시간이 흐르며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그 개선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여러 산업 기반 중에서도 도로와 교통 개선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수도권 제1·2순환고속도로가 모두 양주를 거쳐간다. 전철은 1호선에 이어 7호선이 도심 한복판을 지날 예정이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운행도 확정됐다.

또 서울~양주 고속도로도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고, 인천·김포국제공항과 인천항도 50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어 이제 수도권 북부의 교통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산단도 곳곳에 들어서 산업 간 연계망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은남산단 주변에는 4개 산단 209개사 4천700여 명의 근로자가, 경기양주테크노밸리 주변에도 3개 산단 90개사 2천20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또 신도시 개발로 인구 성장 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빨라 인력 수급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비롯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교통공사 등 기업 관련 주요 공공기관이 포진해 있어 협력체계 구축에도 용이하다.

인적 교류와 사업적 협업, 광역교통망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산업환경의 중요 요건이기에 양주의 최근 산업환경 변화는 기업을 유인하는 매력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 지역 발전의 ‘불씨’가 되는 산업단지

양주역세권 개발 조감도. /양주시 제공
양주역세권 개발 조감도. /양주시 제공

산단의 성공이 단지 산업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판교의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판교테크노밸리는 흔히 ‘판교 성공신화’로 불린다. 평범한 한 신도시가 첨단산업단지를 유치하면서 고용과 집값 상승효과를 누리며 어떻게 지역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수많은 도시가 제2, 제3의 판교를 꿈꾸며 너도나도 첨단산단 유치에 뛰어들게 해 ‘테크노밸리 열풍’을 일으킨 계기가 됐다. 최근에도 성남시가 ‘오리역세권 제4테크노밸리’ 개발을 발표하며 이 열풍에 뛰어들었다.

양주시도 경기양주테크노밸리 조성에 맞춰 양주역세권 개발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주거와 일자리, 교통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이른바 ‘자족도시’ 건설을 목표로 한다. 여의도 면적의 5분의1에 해당하는 부지에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 복합쇼핑타운, 공원, 업무시설 등이 들어서 인구 1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가 조성된다.

인근 신도시까지 양주역세권의 영향권에 들면서 개발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직접적인 경제적 수혜가 기대돼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지역 청년층에게는 ‘직주 근접’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취·창업의 기회도 지금보다 훨씬 높아지게 된다.

경기양주테크노밸리의 경우 약 4천3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생산유발효과는 약 1조8천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은남산단은 낙후된 서부지역의 발전을 촉발해 지역 균형발전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수현 양주시장은 “경기양주테크노밸리와 은남산단의 성공이 지역에 가져올 효과는 양주시의 위상을 바꿀 만큼 클 것”이라며 “산업 경쟁력은 물론 경기 호황과 교통, 일자리 등 다방면의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도시의 지속성장의 원동력이 돼줄 것으로 기대돼 이를 위해 시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