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관심, 비영리 병원의 내일을 지키는 힘”
남양주 이전 허가 지연 市와 법정 공방
700명 치료·전체 병상 간호간병서비스
‘공익적 의료’ 강조… 의료 개혁 절실
“비영리 병원이 지역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도시의 주요 정주여건으로 교육과 의료를 꼽는다. 학교 교육과 공공의료를 강조하는 것은 기본적인 삶을 영위토록 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많은 지역이 공공병원 설립을 요구하지만, 구리에는 이미 비영리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이 있다. 원진녹색병원이다.
원진녹색병원은 최근 구리·남양주에 남아있기 위해 남양주시와 법정 다툼 중이다. 남양주 도농역 인근에 있던 원진레이온 공장 노동자들이 1988년 우리나라 최초로 집단 산업재해 피해를 인정받으면서, 1999년 이들의 치료를 위해 구리 인창동 성림스포츠센터 건물을 임대해 개원한 것이 병원의 시작이다.
그러나 스포츠센터 건물은 병원 건축과 달라 동선 등이 불편했고 재개발로 지가가 높아지면서 임대료도 감당이 어려워졌다. 병원을 운영하는 원진직업병관리재단은 남양주 다산동 신축 이전을 계획했다. 4년 전 토지매입, 2년 전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아직 진전이 없다.
정형준 원진녹색병원 원장은 “8월까지 허가가 나지 않는다면 모종의 다른 계획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단이 병원을 두 개 운영하니…”라고 말을 줄였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녹색병원으로 합치는 방안도 열어놓은 모양이다.
정 원장은 이같은 상황에 답답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현재도 우리 병원을 이용하는 피해자들이 700여 명 남아 있다. 인력관리의 어려움 때문에라도 전체 병상에 간호간병서비스를 도입하는 곳이 많지 않은데, 우리는 시범사업 때 제일 먼저 전 병상에 간호간병서비스를 도입했다. 영리적인 의지가 없는 병원”이라면서 “지역에 비영리 병원이 이전해 오면 주민들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공익적 의료’는 그가 일관되게 강조해 온 가치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인 정 원장은 비영리 병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처우를 토로하다, 영리화된 의료실태를 개혁할 방법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자신의 전공 분야로 예를 들며 “현재는 재활의학과 의료진이 장애를 돌보기보다 비급여 통증클리닉을 하는 게 표준이지 않나”라며 “혼합진료는 보험이 안 되는데 의사가 써야 하는 게 있다는 의미다. 지금은 급여 대신 비급여 진료가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 급여 진료가 되면 건강보험 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표준이 된다. 비영리화된 의료진이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 의사들이 공공병원으로 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관점에서 경기도의 혁신형 공공병원이 성공하려면 “회피가능사망률 지표가 높은 지역에 지어야 한다. 그런 곳에는 인구가 적어 채산성이 안 맞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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